Part I. 글로벌 기업에서 통하는 영어
부족한 영어와 자존감으로 지내던 어느 날, 글로벌 리더십 미팅을 참석하게 됐습니다. 전 세계 매니저 이상만 참석하고, 참석인원은 약 200명 정도였습니다. 회사 임원들도 전부 참석하는 3일 내내 모르는 사람들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알아는 들을까, 3일 내내 꿀 먹은 벙어리로 있다 오는 건 아닐까?’
걱정됐고,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마이애미에 도착하여 입사 후 처음 보는 많은 사람들과 인사를 했습니다.
첫 순서는 혁신 Innovation을 주제로 한 초빙강사 강연이었습니다. 강사는 여러 사진들을 차례차례 보여준 후 “이 제품들은 Innovation (혁신)입니까, 아닙니까?”라고 질문했습니다.
회의실 전체에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저는 속으로 너무 기뻤습니다. 일주일 전 MBA 동기였던 친구가 해 준 얘기였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모든 것이 혁신은 아니다. 소비자의 니즈와 상관없이 새롭기만 한 것들이 혁신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나, 원하는지조차 몰랐던 새로운 것들을 개발하는 것이 진정한 혁신이다.’라고요.
저는 손을 들고 보여준 제품들은 혁신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새롭기만 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강사는 정답이라고 했고, 그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저를 쳐다봤습니다.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남은 이틀 가만히 있어도 되겠구나. 아무도 대답 못 한 걸 맞췄으니 뭘 더 보여줄 필요가 없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일로 General Manager와 HR Director가 저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아, 필라델피아 리더십 프로그램과 General Manager와의 일대일 미팅, 두 가지를 제안했습니다. 이 중 하나는 제게 약이, 나머지 하나는 독이 됐습니다.
그때 받은 티셔츠를 지금도 즐겨 입을 정도로 리더십 프로그램은 의미 있고 즐거웠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회사 사람들과 공부보다는 체험을 많이 했습니다. 경찰생활 견학으로 헬리콥터를 타고 도주하는 차를 잡기도 했고, 그때는 생소했던 MBTI도 해 보고, 신뢰를 배운다고 눈 가리고 길 찾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프로그램 참가자 중 한 명이 영어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제게 커뮤니케이션 코치 (Communication coach)를 소개해 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