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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건 Jul 05. 2024

8화 엄습하는 통수와 모략: 링 위의 음모

패닉

소호가 복싱 관계자들과의 만남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다음 경기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는 주령과 사전에 약속한 내용이었고, 소호 역시 이 결정에 동의하며 배우로서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병실에서 조용히 회복 중이었다.


소호와 주흔의 경기가 끝난 지 한 달이 흘렀고, 소호는 곧 퇴원할 예정이었다. 어느 조용한 아침, 소호는 병실에서 TV를 켰다가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게 된다. 전날 밤 주흔이 병실에서 피살되었으며,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은 그의 매니저 주령이었다. 소호는 당황하여 즉시 주령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혼란에 빠져 있던 소호의 병실에 갑자기 누군가 찾아왔다. 형사 이노우에였다. 이노우에는 들어서자마자 소호에게 여러 질문을 던졌다. "주령이라는 매니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그와는 어떻게 알게 되었습니까?", "복싱은 왜 시작하게 되었습니까?" 등등, 마치 사기 사건의 피해자에게 묻듯이 말이다.



소호는 형사의 질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들을 솔직히 말했다. 이야기를 들은 이노우에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 소호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사실 주령은 당신이 생각하는 단순한 매니저가 아닙니다. 그는 주흔의 라이벌 조직과 깊게 연관되어 있었고, 이번 사건은 그 조직과 관련이 있습니다."



소호는 충격에 빠졌다. "뭐라고요? 주령이 그런 사람이었다니..."



이노우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그는 이중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흔을 살해한 이유도 그 조직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당신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당신이 주령을 알게 된 계기는 영화 촬영장에서였고, 그는 당신을 시기하다가 갑자기 찾아와 복싱을 제안했으며, 당신의 소중한 물건인 노트를 가지고 협박했기 때문에 복싱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거죠. 맞습니까?"



"네, 맞아요. 이번 상대만 꺾으면 노트를 돌려주겠다는 게 그와의 약속 내용이었죠."



"그 노트가 뭐길래 이렇게까지 해서 찾으려고 한 겁니까?"



"그건 개인적인 일이라 밝히고 싶지 않습니다."



"우선 잘 알겠습니다. 저희는 일단 주령에 대해 조사 중이지만, 당신도 그들의 표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오늘부터 담당관 여러 명을 붙여 신변 보호를 할 예정입니다."



"전 챔피언을 꺾은 저를 어떻게 할 사람은 없지 않을까요?"



"완력이나 격투에는 자신이 있으시겠지만, 상대는 범죄 조직입니다. 총 앞에서는 무력할 겁니다. 또한 결정적으로 저희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주령이 당신에 대한 언급을 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죠?"



"주령이 '나로 인해 소호는 그들의 표적이 되었을 겁니다. 몸조리 잘하라고 전해주십시오.'라고 했습니다."



연기 생활로 돌아갈 날만을 꿈꾸던 소호는 현재의 상황에 낙담했다. 그는 형사에게 하소연하듯 말했다.



"저는 경기에서 이겼을 뿐입니다. 잘못한 게 없어요."



"주령이라는 사람과 연관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이미 주흔을 피살한 주령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테고, 당신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하아..."



이노우에 형사는 품속에서 명함을 꺼내 소호에게 주었다.



"추가적인 이야기가 있거나 특이사항이 있으면 연락주십시오. 오늘은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네..."



간단히 목례를 한 후 이노우에 형사는 병실을 떠났다.



소호는 혼란스러웠지만 이내 상황 정리를 하고자 마음먹었다.



"이대로면 영화계로 복귀하는 건 무리다. 모조리 박살을 내면 끝날까? 아니다. 경찰까지 관여한 이상 조용히 처리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의 내 행동을 주시할 텐데..."



소호가 깊은 고민에 빠져 생각에 잠겨 있던 순간 누군가 방문을 노크했다.



"똑똑똑"



"누구십니까" 소호는 바깥 상대에게 질문했다.



"주흔의 코치 브라이언이라 합니다."



소호는 경계했지만 현재 어떠한 정보도 없기에 말이나 들어보자는 생각에 방으로 들이기로 했다.



"들어오세요."



방으로 들어온 브라이언은 완전히 회복한 듯한 소호의 상태를 살펴본 후 표정이 굳었지만 이내 이야기를 시작했다.



"본론부터 이야기를 하죠. 현재 저희의 상황은 매스컴을 통해 들어서 아시겠지만 주흔의 피살로 인해 감정이 매우 격해져 있는 상태입니다. 피살된 결정적인 이유는 당신에게 패배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에게 깊은 원한이 있음에도 이곳에 찾아온 건 당신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원수라고 하면서 제안을 하다니... 납득하기 어렵네요. 물론 저는 개인적으로 주흔에게 원한은 없습니다. 단지 승부를 했을 뿐이니까요."



"바로 그것입니다. 당신은 주흔에게 원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를 이긴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이해가 안 가는군요. 왜 제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그렇지 않으면 당신으로 인해 파산하게 된 사람들의 원한을 받게 될 겁니다."



"제안이라는 건 뭡니까?"



"당연히 복싱을 이어 나가는 겁니다. 저희와 계약을 맺으시구요."



"약물이나 사용하는 치졸한 집단과 계약을 하라구요?"



"주흔은 능력이 부족했으니까 사용을 권한 것뿐입니다. 당신은 그런 것에 의존하지 않으시니 문제 없지 않습니까?"



"미안하지만 사양하겠습니다."



완고한 소호의 거절에 브라이언은 예상이라도 한듯 비웃음을 머금으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당신의 노트가 언제까지 안전할 거라 생각하십니까?"



"!!!"



노트 이야기에 소호는 혼이 나갈 듯이 놀랐다.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주령이 나불거린 모양이지."



"네, 주령이 이야기 했습니다. 당장이라도 찢어 죽이고 싶은 놈이었는데 당신을 움직일 수 있는 카드를 말해주더군요. 사실 저는 주흔의 죽음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보다 더 강한 당신이 필요하니까요."



"말도 안돼..."



소호가 동요하자 브라이언은 쐐기를 박기로 마음먹었다.



"우리 조직 또한 저와 생각이 같습니다. 주흔을 대체할 수 있는 말이 있다면 보복 같은 건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만약 거절한다면 당신은 무사하지 못하게 됩니다."



"흥, 경찰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지?"



"경찰? 아, 이노우에 씨를 말하는 모양이네요. 그럼 질문해볼까요? 저는 어떻게 여길 올 수 있었을까요? 경비가 삼엄해야 정상 아닌가요?"



"(...모두 한통속이구나.)"



소호는 속으로 불길이 치솟았지만 한 가지는 정리하고 싶었다.



"주령을 만나게 해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좋습니다. 지금이라도 갈까요?"



"내일 오후 2시에 만나는 걸로 하지."



"좋습니다. 긍정적인 답변은 내일 듣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브라이언은 병실을 나갔다. 그가 나가자 소호는 벽을 손으로 치면서 분노를 표출했다.



"쿵쿵쿵 쿵쿵"



"이 망할 XXX XXX. 오냐, 직접 대면해서 뭐라 지껄이는지 들어봐주마."


다음화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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