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하는 것을 해야할까?
그럼 배고플까봐 두려울 뿐인데.
해야한다고 믿는 것을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
어릴 적
배고픔을 무시하면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그 뒤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새
배고프지 않아도
먹어야 하고
힘들어도 일하는 것이
해야하는 것이 되었다.
고통스럽지 않기 위해
미리미리 하던 순간이
고통이 있든 없든
해야하는 순간이 되었다.
무엇인가에 떠밀리듯
다음에 무엇을 해야할지 찾고
찾는 것도 해야하는 일이 되어
하루 종일
해야하는 일을 찾아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편안하게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을까봐
안절부절 못한다.
언젠가
그렇지 않았던 적이
있었지 않을까.
아무 것도 할 필요가 없이
그저 뭔가를 하다가
잠들었던 날이.
필요한 것은 -
오, 또 해야 할 것을 찾는구나!
그렇게 해야 한다고 또 여기는구나!
한바탕 웃음이 넘쳐난다.
그 웃음을 타고 하루를 흘러간다.
빈 곳에 있던 것은 그것이 아니었을까.
큰 웃음에 쓸려나가는 작은 의문이
얼핏 보인다.
그래서? 뭔가를 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