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詩
그분 앞에 앉는 건
항상 긴장되고 두렵습니다.
그분이 어떤 말을 할지 모르니까요.
난 잘못한 게 없는데
잘못됐다고 할까 봐서요.
그분이
까만 컴퓨터 모니터에
하얗게 그려진 나를
한참 골똘히 쳐다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말합니다.
좋습니다.
그 말이 잔뜩 긴장하여
쪼그라져 있던 가슴을
다림질이라도 한 것처럼 뜨겁게
펴줍니다.
좋습니다.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새털처럼 가벼워집니다.
그분을 다시 만나러 가기 전까지
나는 괜찮을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