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시
견생 일기
가을 창문이 마음에 들어
두 다리를 포개고 머리를 기대어
코끝을 찡그린다
매일 그 자리에 서서
바람 불면 춤을 추다가
비 내리면 노래를 부르다가
추워지면 훌훌 털어버리고 쉼을 준비하는
벚나무님이 부러워
하염없이 하염없이
환한 빛을 쏘는 조명이
뚫어지게 지켜보는 빨간 눈이
매일 새로운 옷을 입고
매일 새로운 기술을 닦으며
어리숙한 모습을
창피한 모습을
남기는 삶이 고달파
하염없이 하염없이
견들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영상을 보다가
그들도 과연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