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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May 13. 2020

[오늘을 남기다] 괜찮은 사이

학창 시절엔 항상 단짝 친구가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학년에 올라가면서 단짝과 헤어지면 금세 그 친구는 잊히고,

새로운 단짝과 그 시간이 가장 즐겁고 소중한 것처럼 보냈다.

이런 관계는 학창 시절을 끝낸 직장 생활에서도,

아이를 키우며 만난 또래 엄마들과의 사이에서도 그랬다.

짧지만 깊이 지나간 인연들이 참 많다. 가끔은 미안한 마음도 든다. 뭐가 그리 바쁘고 힘들다고 요즘 같은 시대에 안부도 못 묻고 사나.

나란 사람이 얼마나 무심하고 정이 짧은 가를 반성한다.


오늘은 마흔 언저리에 있는 이 시절의 가장 소중한 인연을 만나고 왔다.


학교생활하면서 꼭 필요했던 단짝이 아닌

아이들을 함께 놀게 하려고 만난 사이가 아닌

어떤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 만난 사이가 아닌


서로 좋아하는 게 같아서 만난 사이

서로 생각이 비슷해 공감 거리가 많은 사이

서로 말투가 비슷해 상처를 주고받지 않는 사이


비록, 이 시절이 지나면 또다시 잊힐지 모를 인연이지만.

현재 우린 서로에게 참 괜찮은 사이다.


오늘은 그들을 남기고 싶다.


20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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