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써니 Sep 14. 2020

[오늘을 남기다] 열심히 사는 것처럼 보이는 건

방황 중인 나를 들켜버린 것.

지난주엔 아침저녁으로 비가 오락가락해서 줄넘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아침 일찍 줄넘기를 갖고 갔다.

놀이터에서 줄넘기를 하고 있는데

한참 운동 중인  동네 언니를 만난다.

그 언니는 아파트 단지를 한두 바퀴 걷는 아침 운동을 한다.

언니가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너, 정말 열심히 산다.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아?”

워낙 날 좋게 봐온 언니가 하는 말이라 이젠 낯간지럽지도 않았다.

그냥 인사치레에 걸맞은 대답을 했다.

언니가 먼저 들어가고, 계속 줄넘기를 했다. 2000개까지.


집에 들어와 씻으면서,

책을 읽으면서,

청소를 하면서.

그 언니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난 뭣 때문에 이렇게, 남들이 보면 상당히 열심히 사는 것처럼 살고 있지?

내가 하고자 하는 거, 얻고자 하는 게 뭘까?

하루 종일 물었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다.

‘뭐든 하나만 걸려라’는 식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그런가?

아니면 ‘이렇게 하다 보면 어딘가에 다다르겠지’ 싶어서였을까?


그 언니 눈에  아직까지 방황하는 사춘기 아이처럼 보였을 것 같아

괜히 부끄러워진다.


2020.9.14.

에잇, 맥주캔을 딴다.






 



 

작가의 이전글 [오늘을 남기다] 그냥 무시할 수 없는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