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올려다 보고 깜짝 놀랐다.
며칠 동안 힘주어 내린 비로 세상이 맑아져 있었다.
하늘도, 구름도, 공기도, 산도, 길도.
오늘은 이대로 집에 있으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
남편과 아이들에게 공원에 산책 가자고 보챘다.
이 공기, 이 바람, 이 하늘을
그냥 무시하고 집에서만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렇지, 사람 마음은 다 똑같았다.
공원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비록 다들 답답해 보이는 마스크를 썼지만,
마스크 위로 보이는 얼굴은 편안함과 시원함이 가득했다.
주말에만 게임을 할 수 있는 아들들은
나오기 싫다고 투덜거리더니
예준이는 ‘막상 나오니 시원하긴 하네.’ 한다.
물론 종혁이는 끝까지 투덜거렸다.
“하느님은 이런 선물을 평일에 주시지, 하필이면 주말에 주신대. 난 집에서 게임하고 싶었는데.”
흥~! 난 감사하기만 하고만!
202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