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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단 Mar 07. 2022

노력하지 않아도 굴러가는 시스템 만들기

생각하기 전에 해 버리는 <리추얼> 만들기

** 이 글을 올린 후 정말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물어봐주셨어요.

감사한 마음에,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시간 관리 & 루틴 시스템 설명 드리고 싶어서 영상으로 만들어봤어요.





아침마다 인간의 의지라는 게 얼마나 약한지 생각한다. 새벽 6시에 일어나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싶은데 눈을 떠보면 벌써 8시반. 부랴부랴 눈꼽을 떼고 컴퓨터를 켜서 출근 도장을 찍고 눈을 비비며 커피를 내린다. 똑똑 떨어지는 드립 커피를 보며 “아침에 일어나는 게 뭐라고 이렇게 안 될까?” 스스로를 질책한다.


나의 가능성은 믿되 ‘의지’는믿지 않기로 했다. 차라리 의지를 뛰어넘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생각 하기도 전에 몸이 데굴데굴 굴러가도록 만들면 소소한 의지로도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시스템을 만들기로 결심한 데에는 꼼꼼하지 못한 성격 탓도 있었다. 주니어 시절 선배가 어이없이 나를 바라볼 때가 종종 있었다. “아… 실수?” 황당할만큼 실수가 많았고 그 때마다 스스로를 자책하고 위축됐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내가 선택한 건 시스템이었다. 손과 기억과 머리를 믿지 않기로 했다. 바로 메모할 수 있는 시스템, 엑셀 수식으로 모든 게 돌아가는 시스템, 저장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저장 되는 시스템, 기기를 넘나들며 호환되는 시스템.


그 과정에서 다양한 생산성 툴을 써봤다. 몇몇 툴은 10년 가까이 쓰고 있고 유료 버전을 사용하는 툴도 있다.


지금 가장 자주 쓰는 툴

에버노트 [유료 버전]

노션 [유료 버전]

구글 메모

크롬/웨일 북마크

밀리의 서재 [유료]


이 툴들과 시스템, 리추얼이 무슨 상관인지 궁금한 분들을 위해 나의 시스템을 하루 시간 순으로 들여다봤다.


/

[아침]

모닝 루틴 시스템


아침에 일어나면 매일 똑같은 루틴을 반복한다.


이불 정리하고

요가복으로 갈아입고

양치하고

물을 한잔 마시고

요가매트를 펴고

구글 메모앱을 켠다.

아침 명상과 스트레칭을 한다


구글 메모앱에 첫 번째로 고정시켜둔 메모가 아침 루틴 영상이다.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나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10분 명상] - [10분 스트레칭] 영상을 보며 따라한다. 바쁜 날에는 물 한잔 마시고 바로 외출 준비를 하고 밖에 나가면서 [출근길 명상]을 귀로 듣는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유튜브 앱을 실행하지 않고 구글 메모앱을 켠다는 것이다. 유튜브 앱을 실행하는 순간 명상 영상을 검색하기도 전에 다른 영상에 시선을 뺏긴다. 그러다 보면 15분이 훌쩍 간다. 아침에는 5분, 10분도 귀하다. 구글 노트에 아침 명상, 스트레칭 영상 링크를 걸어둔다.


아침에는 휴대폰이 아니라 아이패드로 구글 메모 앱을 실행한다. 휴대폰을 여는 순간 카톡과 인스타그램을 켜게 되니까.


** 구글 메모 가장 왼쪽 잘 보이는 위치에 모닝 리추얼 영상 링크를 컬러로 표시해두었다.



/

[하루 종일]

영감을 놓칠 수는 없으니까


이상하게 꼭 잠을 잘려고 하면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머리를 말릴 때, 퇴근 길 버스 안에서, 친구랑 대화를 나누다가 번뜩이는 영감이 찾아온다. 이 때 주섬주섬 노트를 찾거나 휴대폰을 열어 메모장에 찾아야 한다면 그 짧은 시간에 영감이 휘발되어 버린다. 몇 번 이렇게 영감을 놓친 이후로는 영감이 떠올랐을 때 바로 적을 수 있도록 휴대폰 메뉴에 구글 메모 앱 아이콘을 고정해뒀다.


나의 영감에는 두 종류가 있다.

- 갑자기 뜬금없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는 경우.

- 한참 고민하던 주제에 대한 심화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


맥락없이 떠오르는 생각은 구글 메모에 적는다. 한참 고민하던 주제라면 미리 만들어 놓은 노션 메모에 적는다. 메모를 쉽게 하는 법은 메모가 들어갈 자리를 잘 만들어두는 것부터 시작된다. 메모를 적을 때부터 분류를 해 두지 않으면 “어디 적어놨지?” 헤매게 되니까.


노션에  각종 링크와 메모를 정리한 대시보드를 만들어 두었다. 대시보드는 세 가지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1] 각종 페이지 링크 모음

[2] 분류별 메모 리스트

[3] 시계부 & 할 일 목록




여기서 [2] 분류별 메모 리스트 에 <현재 고민중인 아이디어를 분류별>로 정리해둔다. 틈틈이 아이디어를 모아놓으면 나중에 긴 글을 완성할 때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다. 브런치, 북저널리즘,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등 개별 미디어 별로 각각 다른 스타일의 글을 쓰고 있어서 매체 분류를 1차로 해두고, 그 다음 글 주제로 페이지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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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공부 루틴

독서와 글쓰기


퇴근 후 일주일에 2번은 요가를 간다. 요가를 가는 날은 집에 돌아와 30분 정도 독서를 한다. 운동 없는 날에는 독서와 공부 기록 작성, 글쓰기를 한다. 공부를 취미 삼아 하면서 얻은 것이 많다. 일에서의 인사이트도 얻지만 무엇보다 일상을 단단하게 세워간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처음 해보는 일, 잘 모르는 일을 만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새로 공부할 거리가 생겼네?” 생각하게 된다. 어떤 분야를 처음 접했을 때 잘 쓰여진 입문서 2~3권만 읽으면 대략적인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공부 루틴이 가져다준 기회가 정말 많아서 이 과정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졌다. 그렇게 <독학친구 공부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이 입소문이 나서 리추얼 플랫폼 밑미에서 리추얼 프로그램으로 오픈하게 되었다.



공부 모임을 하면서 효과적인 공부법을 찾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정리한 공부법은 이렇다.


새로운 개념을 접할 때는 그 분야를 잘 아는 사람에게 책이나 유튜브 채널을 추천받아서 공부한다.

공부한 내용을 공부 친구들이 이해하기 쉽게 <요약/정리>한다. 이 과정에서 공부 내용을 꼭꼭 씹어 소화할 수 있게 된다.

인사이트 있다고 생각되는 내용은 SNS로 공유한다. 좋은 걸 발견했을 때 자꾸자꾸 나누는 습관을 들이면 예기치 못한 기회가 찾아온다.


공부를 할 때 생산성 툴이 위력을 발휘한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접해도 내 것이 되지 못하고 휘발된다면? 차라리 그 시간에 좋아하는 친구와 다정한 대화를 나누는 게 훨씬 낫다. 공부를 할 때는 “어떻게 정리할 지” 정리 시스템을 먼저 만들어둬야 한다. 그래야 공부하면서 접하는 지식을 <나의 정리 시스템 체계에 맞게> 흡수할 수 있다. 나는 두 가지 툴을 사용한다. 에버노트와 노션!


에버노트의 장점은 <스택 (stack) 구조와 열린 검색>이다. 노션의 장점은 <페이지 in 페이지 구조>와 시각화이다. 두 가지 툴의 장점이 달라서 활용도 다르게 한다.


에버노트 활용

에버노트의 장점은 텍스트 수집과 검색

한 눈에 모든 정보를 목록 트리 구조로 볼 수 있어서 텍스트 형태의 정보를 모아두기 좋다.

글을 쓸 때 초안을 에버노트에 먼저 적는다

글로 된 정보들을 한데 모아두는 것도 에버노트로 한다.


노션 활용

노션은 개인 홈페이지 & 포트폴리오처럼 활용한다

남들에게 쉽게 공유할 수 있고 시각적으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영상, 이미지, 링크, 캘린더, 도표 등 다양한 기능을 한 번에 사용하기 좋다


공부할 때 1차 텍스트 모음 은 에버노트로, 2차 콘텐츠 정리는 노션으로 한다.


독학친구 공부모임에서는 아래 노션 템플릿으로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고 공유한다. 템플릿 가장 윗 부분에 공부의 목적, 장기 목표, 실행 목표를 적어둔다. 매일 공부 기록을 할 때마다 목적과 목표를 스스로 되새긴다. 내가 왜 공부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해야 공부 습관을 지속할 수 있다.






/

[잠들기 전]

시계부 쓰기


시계부를 쓰고 나서 일상에 대한 만족도가 놀랍도록 높아졌다. 시계부를 쓰기 전에는 노션으로 할일 목록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했다. 해야할 일이 생각나면 체크리스트에 추가하고 클리어할 때마다 하나씩 삭제해나갔다.


할일을 잊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해야 할 일들이 벽돌처럼 어깨 위에 쌓이는 기분이 들어서 부담스러웠다. 할 일을 처리하는 속도에 비해 쌓이는 속도가 빠르다보니 다람쥐 쳇바퀴 일상에서 숨이 막히는 기분도 들었다.


시계부를 쓰고부터는 매일매일 정말 할 수 있는 만큼만 할 일을 배분한다. 시계부를 쓰고 처음 일주일동안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 전에는 “하루 종일 일해도 이거밖에 못했네.”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하루를 시간 단위로 기록해보니 그냥 하루가 짧은 거였다. 애초에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많지 않은 거였다! 내가 부족해서 못한 게 아니었다.


이 놀라운 발견을 한 이후로는 매일 잠들기 전, 내일 할 일을 시간 단위로 적절히 배분하기 시작했다. 진짜로 할 수 있는 만큼만 내일 할 일로 배분해두고, 나머지 일들을 [일주일 내로 할 일] & [한달 내로 할 일] 칸에 넣어둔다. 그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블록을 이동시키며 순위를 조정한다. 안 될 것 같은 건 과감하게 삭제한다.


초반에는 엑셀로 시계부를 썼다. <시간 + 할 일 + 결과 + 감정> 을 기록하는 방대한 기록 시스템이었다. 감정까지 기록한다는 점이 하루를 돌아볼 때 도움은 됐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꽤 걸리다 보니 점점 안 쓰게 되었다. 습관 형성의 가장 핵심은 “무조건 쉬운 형태로 만들기”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점점 안 쓰게 된 엑셀 시계부. 너무 뭐가 많다.


엑셀을 포기하고 노션 대시보드에 시계부를 만들었다. 매일 잠들기 전 [해야지!!] 목록에 시간 별로 할 일을 적는다. 다음날 할 일을 하나씩 완료 할 때마다 블록을 [했다 오늘!!] 목록에 옮겨둔다. 못한 일은 [해야지!!] 목록에 그대로 둔다. 그리고 다시 잠들기 전 못한 일 블록은 [일주일 내로 할 일]에 옮겨둔다.



매일 시계부를 쓰면서 일상에 대한 통제감, 자신감을 갖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간 단위로 현실적인 할 일을 계획하다보니 하루를 마감할 때 거의 모든 일들을 처리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뿌듯한 감정으로 하루를 마감하고 또 내일을 계획하며 긍정적으로 내일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시계부를 쓴 이후로 주변 지인들에게 “자존감이 많이 높아졌다! 작년보다 자신있어 보여”라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할 일 더미에 깔려서 허덕대는 기분이 든다면 꼭! 시계부를 써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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