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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issa Jul 18. 2023

굿모닝, 굿애프터눈, 굿이브닝

나의 꿈의 직장 유엔 드디어 입성!

Good morning, good afternoon, and good evening, colleagues!


2019년 2월, 유엔에 들어와서 처음 글로벌 미팅에 들어갔을 때 들었던 말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 유엔기구가 있기에 이 세 가지 인사는 유엔 스태프 미팅을 할 때 하는 전형적인 시작인사이다. 나는 제네바에 있었으므로 굿애프터눈이 맞는 인사였고 항상 여기 시간으로 오후 2시 아님 3시에 글로벌 미팅을 했다. 뉴욕은 그때 아침, 그리고 방콕은 저녁시간이다.


처음 글로벌 파이낸스 미팅에 들어갔을 때가 생각난다. 전 세계에 있는 유엔 오피스를 한 스크린에서 만나는데 나는 그날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시간대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르고 나이도 생김새도 다 다르다. 영어로 회의를 진행하지만 다양한 영어 엑센트를 들을 수 있으며 익숙하지 않은 혹은 들어보지도 못했던 나라와 도시에 있는 동료들을 보면서 “와! 내가 유엔에서 일하고 있구나” 더 실감을 하게 되었다.  다양한 이민자가 공존하는 캐나다에서 살면서 나름 multi-cultural에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큰 스크린에 작게 조각조각 보는 세계 곳곳에 있는 유엔 사무실들 그리고 그곳의 스태프들을 화면으로  보았던 그 첫날의 인상은 5년이 지난 지금도 강렬히 내 뇌리에 남아있다.


유엔에서 일한 지 벌써 5년이 지난 지금은 이런 미팅에 무덤덤해졌고 가끔씩은 글로벌 미팅 가는 게 귀찮아질 때도 있다. 지금은 여느 회사원들처럼 퇴근을 기다리고 휴가를 기다리고 가끔 회사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으며 내가 나의 오랫동안 원했던 꿈의 직장에서 일한다는 것을 잊고 살 때도 많다.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 하나로 그때 내 나이 32살에 토론토에서의 안정된 직장과 편안한 삶을 뒤로하고 2018년 나는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는 도전을 택했다. 거의 1억에 가까운 학자금 대출까지 받아서 물가 비싼 스위스 제네바로 왔다. 국제기구들이 모여있는 이곳으로 오면 좀 더 기회가 많아질까 하는 막연한 환상과 기대를 가지고 말이다.


나의 위험하다면 위험하고 무모하다면 무모한 도전이 정말 감사하게도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졌다. 지금 돌아서서 생각하면 나처럼 국제기구에서 일한 경력도 없는 사람이 바로 스태프로 유엔에 입사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는 것을 유엔에 들어오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내가 지원한 자리에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지원했으며  1차 2차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그 후 내가 필기시험을 겨우 통과했음을 알게 됐고 그래서 겨우 인터뷰 기회를 얻었다는 것 또한 말이다. 물론 누군가는 정말 특출 나게 잘나서 쉽게 들어올 수 있을 수 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잘나서 뽑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운, 타이밍, 노력 모든 것들이 신기하게도 맞아떨어지면서 이루어진 거 같다. 정말 간절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맞는 것인지 어쨌든 나의 무모한 도전에 대해 신은 나에게 기회를 주셨고 나는 최선을 다했고 지금 벌써 5년 차 유엔 제네바에서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소년중앙과의 인터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4070279#home


**아래사진은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제네바 유엔 건물 앞에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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