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를 말하기엔 아직 사랑이 남아 있어서
사람이 사람에게 비춰지는 방식은 참으로 상대적이라는 사실이, 사랑을 하려는 이들을 간혹 주눅 들게 만들곤 합니다. 어떤 얼굴은 빛을 잘 받는 각도를 알고 있고,
어떤 마음은 거울 앞에 설 때마다 먼저 움츠러듭니다.
멋져 보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함부로 제 짝이 되려는 거만함. 그 거만함에 속은 이는, 섣부르게 시선을 거두는 사람들을 또다시 속이고 마는 유일한 공범이 됩니다. 근사한 사랑을 하고 있다는 흉내쯤이야 그들에겐 기껏해야 경범죄였기에, 그들은 ‘나’라는 거울이 유독 굴곡진 탓을 연인에게 돌리는 중범죄를 범하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의 체중을 견뎌야 하는 두 발의 근육보다, 머리 한 줌의 무게만 견디면 그만인 뒷목의 근육이 어쩐지 더 위태롭고 더 끈질기게 아파오는 날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겐, 한참을 붙어 있다가도 아려오는 뒷목의 말썽 덕분에 잠시 떨어져 숨을 고르는 순간이 자주 필요합니다. 보통의 연인들과 다른 점이라면 아마 이것뿐이겠지요. 붙어 있는 방식이 조금 서툴고 기대는 각도가 조금 불안정하다는 것.
그래도 나는 서로의 왜곡을 완전히 고치지 못한 채 잠시 거리를 두는 법을 배우는 사랑을, 쉽게 단죄하고 싶지 않습니다. 중범죄처럼 보였던 선택들마저, 어쩌면 끝까지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그들만의 서투른 증거일지도 모르니까요.
이 글은 보통의 연인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서로의 왜곡을 완전히 고치지 못한 채, 때로는 거리를 두는 선택을 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섣불리 단죄하지 않고 바라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