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껏 사랑하자. 언제나 다짐처럼 시작되는 이 말이, 실은 두려움을 먼저 인정하는 말이라는 걸 나는 알아. 너의 어떤 날엔 종이에 베이는 것보다 거울 앞에 서는 때가 더 아플 때가 있었거든. 너는 작은 화면 속에 담아둔 욕망들을 어제와 또 다른 파렴치함으로 바라보는 오늘을 살거든. 사랑을 하는 이들은 책을 읽는다지? 사랑을 하지 않는 이들은 고개를 숙이는 방법밖에 모른단다. 사실은 하지 않는 게 아니라 하지 못하는 거여서 사랑 앞에서는 늘 뒤로 물러나는 것인데.
떳떳하게 사랑했던 철없음을 족쇄로 채워다가 다 자란 지금의 너를 자꾸만 의심하게 되는 순간에는, 발 밑에 시든 꽃들이 쌓여가도 그들을 함부로 쓸어내지 못하는 나약함을 가진 너라는 걸, 다정하게 나약한 이들은 책을 읽을 용기보단 책을 덮을 용기를 가졌다는 걸, 기억해.
언젠가 서툰 솜씨로 포장해 온 너의 욕망들에 포장지 없이도 상처가 나지 않을 단단함이 생기는 날이 오면, 오랜 세월을 들지 못해 굳어버린 목뼈가 조금씩 아려올 거야.
그 아림이, 잊혀지는 것들을 한번 더 사랑하고 놓지 못해 아프게 했던 마음까지 한번 더 사랑하게 해 줄 거야.
그러니 이제는 고개를 들고, 힘껏 사랑하자.
이 글은 사랑하지 못했던 시간이 사실은 사랑할 용기가 없었던 시간임을 돌아보는 글입니다. 고개를 숙이고 스스로를 의심하던 순간들을 지나, 다시 나를 사랑하기로 선택하기까지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다정하게 나약했던 이들에게 건네는 기록이자, 고개를 들고 사랑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