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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설공주 Jun 02. 2021

두부 김치

두부와 목살, 김치가 만나면

비 온 뒤라서  쌀쌀하다.

어제 들어 두부가 있다.


김치는 기름을 둘러서 살짝 볶는다.

목살은 다른 팬에 기름 없이 볶는다. 고기 많이 먹는 건 권장사항이 아니지만 김치와 양파가 들어가니까 오늘 고기양이 좀 된다.

볶아진 김치에 양념장을 넣는다. 고추장에 맛술, 생강, 마늘, 양파와 물엿 약간 넣었다.

고기는 80% 정도가 익었으면 김치에 양파를 넣고 고기도 넣어 같이 볶는다. 다 끝날 즈음에 깨소금과 참기름을 넣어서 섞고 불에서 다.

두부를 준비한다.

냄비에 물이 끓으면 두부를 넣고 약한 불에서 속까지 충분히 익힌다. 두부가 부드러워지면 물기를 빼서 한입 크기로 해서 담는다.

밥 대신에 두부를 먹겠다는 작은아들에게는 다른 방법으로 담아야 한다. 두부의 물기가 싫다 하니 알아서... ㅋ

다른 집이나 가게에서는 색깔을 빨갛게 하던데 매운 걸 잘 못 먹는 작은아들 덕에 김치와 양념장만으로 색깔을 내었다. 불빛 아래라서 색깔이 그리 안 예쁘다.


14년 전이다. 친구가 면접하는데 따라갔다. 작은 한국식당이었는데 두부 김치를 만들어 보라고 했다.  낯선 부엌에서 뭘 할려니 아니 친구가 하는 걸 보고 있으려니 막막했다.

이름만 봐도 두부와 감치가 주재료인 것을 알겠지만 두부 김치라는 메뉴가 있다는 것은 그 날 알았다. 두부와 김치 갖고 뭘 만드느냐고 물었더니, 반찬으로도 묵기보다는 주로 안주로 묵는다지 않는가, 이 정도면 나와는 무엇에도 치수가 안 맞는데 그래도 두 손 놓고 있을 수야 없는 노릇이었다. 

다행히도 두 경영자들이 없는 자리라서 시키는대로 했다. 두부를 꺼내서 뜨거운 물에 데치고 있으려니까, 친구는 김치에다 삼겹살을 볶고 두부는 모양내서 썰어 담았다. 나는 옆에서 파 조금 올리고 깨소금 뿌리고, 맛술 보태고, 추후 약간 톡톡... 주부 경력이 있으니 그 정도는 거들수가 있었다. 누구 솜씨 덕인지는 몰라도 친구는 취직해서 한참을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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