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한 지 어느덧 1개월이 지났다. 삶을 살면서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했던 1개월이었던 것 같다. 등산도 하면서, 글도 쓰면서, 블로그도 쓰면서 말이다. 나의 첫 달은 불안과 함께였지만 나쁘지만은 않았다. 가장 좋았던 것은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과 자주 만난 것이다. 지인들과의 만남에서 불안장애를 겪는 나는 가끔 위축이 되곤 했지만 그래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지인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하던 중 '행복'이라는 글자에 갇혀 살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어떻게 살고 싶어?'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은 어떠한 순간에도, 어떠한 사람에게도 '행복하게 '라고 늘 똑같은 답변을 했다. 그러던 중 지인은 '왜 행복하게 살고 싶어?'라고 되물었다. 늘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나의 강박이었을까? 왜 이었는지에 대해 선뜻 답변을 하지 못했다. 도대체 행복이 무엇이길래 언제부터 나는 행복에 집착하고 있었던 것일까?
행복한 삶이 좋은 것일까? 아니면 불행한 삶이 좋을까? 그것도 아니면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삶이 좋은 것일까? 삶의 방향을 세 가지로 나누어 봤을 때, 어떠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좋은 방향일까? 내 생각은 이미 제목에서도 말했다. 행복을 버리라고. 그렇다고 불행하게 살라는 말은 아니다. 그리고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삶을 살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당신의 머릿속에 행복해야 될 것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행복을 느끼는 정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있는 것이 아닌지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말이다.
왜 행복을 느끼는 정도가 높아지게 되는 것일까?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에 너무 많이 노출이 되어있다. SNS를 통해 행복했던 순간들을 업로드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기록으로 남기려고 업로드를 한다고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한 나의 순간을 과시하고 싶어서 업로드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분명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보면서 부러워하거나 시기한 적도 있을 것이고 '나는 왜 저 사람들처럼 행복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을 것이다. 매일이 행복할 수 없지만 SNS 상에서는 매일이 행복한 모습으로 표현될 수 도 있다. 그러한 SNS의 특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나만 행복하지 않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사회 전반적으로 '소확행 :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욜로 :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 등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다양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마치 더 행복해지라고 말하는 것 같이 말이다. 더 큰 행복을 쫓고 있다면 그만 멈추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을 몰랐던 나는 더 큰 행복을 쫓다가 결국 그것을 느끼지 못한 체 우울이라는 감정을 마주하게 되었다. 우울이란 감정이 나를 지배하기 시작한 그때 나의 불행은 시작되었고 나의 삶은 무너져 내렸다.
더 큰 행복 끝에 불행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나에게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을까? 그것을 알았더라면 나는 불안장애 환자가 되지 않았을 것이고, 휴직도 하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나는 삶의 방향을 다시 선택하기로 했다. 불행하지 않은 삶을 살기로. 그렇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살려고 하는 나의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