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벼룩시장에 갔다가 브뤼셀 센트럴 역으로 가던 중 그랑플라스 중심구역에서 TASCHEN 전문서점을 발견했다. 그것도 50%~70% 세일 중이었다. 쾰른 여행에서 아쉬웠던 점 중 하나가 예술전문출판사 타센 TASCHEN을 가보지 못했던 점이었는데 “심봤다. ” 하하하.
명품 빈티지와 앤틱도 너무너무 좋지만, 아름다운 책이 주는 힘은 또 무엇으로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한 시간 정도 미친 듯이 세일하는 책들을 뒤졌다.
벨기에를 대표하는 아르누보의 대가 알폰소 무하와 브뤼겔, 마티스, 암스텔담의 베르메르 등등의 화집과 요즘 딸아이가 열중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인 책! 가격도 70% 세일이어서 한국에서 원어로 된 수입 책을 구입할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경제적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무게. 타이포그래픽 전문 책의 무게만 3.4kg이었다.
결국 다른 화집들은 그냥 집에 있는 것으로 보기로 눈물을 머금고 결정하고 그래픽 책만 25유로를 주고 샀다.
리빙스타일 북들과 화집들, 심지어 키치한 누드 사진집에서 독특한 양피지 성경 아트 북까지 너무 욕심이 났다.
“비워야 하느니라. 나는 무념무쇼핑의 수행여행 중인 수행자다.”
등등의 말도 되지 않는 자기 암시를 하며 자신을 달래보았지만 쉽지 않았다.
그래도 명품 옷 빈티지 장터의 유혹을 떨치고 TASCHEN 서점에 가서 묵직한 책을 한권 산 것이 기쁨을 줬다.
책은 내가 가질 수 없는 세상의 수많은 사물들과 예술품들을 아주 쉬운 방법으로 소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TASCHEN의 책들은 대체로 나에게 행복과 기쁨을 준다.
편집디자인은 물론 탁월한 컬러감은 따라올자가 없을 정도다.
아마 우리 딸 정민이도 나처럼 그래픽 스타일 책에 무지 기뻐할 것 같다. (착각이었다.)
만나기 쉽지 않은 참 아름답고 좋은 책이다.
마치 만나기 쉽지 않은 아름답고 참 좋은 사람을 만난 첫 순간처럼
난 지금, 어마무시하게 무지무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