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형 단편 연재소설
“ 당신 미쳤어요?”
“ 네? ”
“ 죽고 싶어서 미쳤냐고요? ”
“ 무슨 말씀이세요? 우리 초면 아닌가요? ”
“ 일단 내려요! 차 옆으로 세우고요. ”
“ 무슨 일인데 초면에 이렇게 무례하세요? ”
“ 당신 차 펑크 났어요, 아주 바퀴가 내려앉았다고요. 운전자가 그 정도 감각도 없어요? 내려서 확인하시라고요.”
“ 네? ”
화들짝 놀란 나는 일단 차에서 내려 바퀴를 확인했다. 오른쪽 뒷바퀴가 완전히 주저앉아 있었다.
“ 아! 어쩌지? ”
“ 이제 확인했어요? 일단 차 옆으로 빼요.”
“ 네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그가 유도하는 데로 호텔 앞 도로 구석으로 차를 세우고 어쩌나? 하고 있는데 그가 말했다.
“ 펑크 난 타이어 교체할 수 있어요? 스페어타이어는 있어요? ”
“ 몰라요. ”
“ 모르는 게 자랑이에요? 부끄럽지도 않아요? 무책임한 자신이? 운전자가 어떻게 스페어타이어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차를 몰아요? 도와줄 사람은 있어요? ”
“ 잠깐요. 집에 전화 좀 해볼게요. ”
전화를 받은 남편은 올 수 없다는 대답을 전해왔고, 대신 아이를 자신이 시댁에서 데려오겠다는 친절을 베풀었다.
“ 자동차 보험이나 수리 점에 전화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눈도 많이 오는데, 어서 가보세요. 본의 아니게 누를 끼쳐 죄송합니다. ”
“ 너무 반듯하게 예를 갖춰 사과하실 필요 없어요. 눈이 이렇게 많이 오는데, 어떻게 여기서 무작정 기다려요? 트렁크나 열어보세요. 내가 한번 찾아볼 테니.. ”
“ 네? 죄송해서... 감사합니다. ”
마침 트렁크 아래 스페어타이어는 얌전히 잠을 자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잠을 깨웠다.
“ 공구 박스는 있어요? ”
“ 없는데요. ”
“ 진짜 대책 없는 분이시네요. 잠깐 기다리세요. 내 차에서 가져올 테니. ”
“ 죄송합니다. ”
“ 죄송하단 말 좀 그만하고 무책임한 자신에 대해 반성이나 하세요. ”
눈발을 헤치며 다시 호텔 주차장으로 바삐 발걸음을 옮기던 그는 곧 공구함을 가지고 다시 나타났다.
그가 공구함을 가지러 간 동안도 눈은 여전히 퐁퐁퐁 포근하게 내리고 있었고, 남편이 곤경에 처한 나를 도우러 오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스럽지도 않았다.
어쩌면 난 오랫동안 혼자이고 싶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그저 하염없이 펑펑 쏟아지는 눈을 바라보며 남편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날 돕고 있다는 사실에 대충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