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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단 Nov 07. 2020

두 손 가득 너를

우리 서로 바라보고 흐뭇하지




  가득 너를




두 손 가득 너를 담고, 바라 보지.

두 볼 위에 피어오른 귀여운 솜털을 보지.



두 손 가득 너를 담고, 쓰다듬지.

까만 눈, 귀여운 콧망울, 앙증맞은 입술을 쓰다듬지.



두 손 가득 너를 담고, 바라보지.

소란함은 사라지고, 보드라운 너만 있지



두 손 가득 너를 담고, 떠올리지

고단한 마음 흘러가고, 너 하나 두둥실 떴지



두 손 가득 너를 담으면, 너만 있지.

이렇게 고운 너로만 가득하지.



두 손 가득 너를 담고, 바라 보지.

엄마 손 위에 정답게 마주 앉아

우리 서로 바라 보고 흐뭇하지.




지난봄. 그새 많이 컸다.



육아는 체력전!

감기 기운이 있어 게으름을 좀 부리고 싶은 아침에도, 엄마는 무조건 기상입니다. 먹이고, 씻기고, 치우다 보면 하루가 금방! 아이들 입 속으로 내 하루도 덩달아 '꿀꺽' 하고 넘어가버리네요. 고단한 육아의 나날들.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아이들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볼 여유조차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이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는 깜짝 놀랄 때가 있는데요.


뭐가 이렇게 이뻐?!

나 이 예쁜 걸 놓치고 있었어?!


하고, 문득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예쁜 것만 모아 야무지게 박아놓은 것 마냥, 아기의 얼굴이란 것은 참 예뻐요. 사랑스러운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동안의 힘든 마음들은 사르르 녹아 없어집니다. 아이의 맑고 고운 얼굴만 오롯이 남아 사랑하는 마음이 몽실몽실 피어오릅니다. 고단한 육아의 어느 틈에서, 이렇게 가만히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는 시간이 참 좋네요. 폭포수처럼 내리 꽂히던 육아의 시간들이, 이 순간만큼은 넉넉한 강이 되어 유유히 흐릅니다.


큰 아이 얼굴은 벌써 내 두 손이 모자랄 정도로 자랐고요, 작은 아이 얼굴은 두 손안에 쏘옥 들어올 정도로 아직 조그마해요. 올망졸망 예쁜 우리 아기 얼굴. 더 크기 전에 더 많이 바라보고 더 자주 쓰다듬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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