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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단 Feb 06. 2021

언니들의 집

사과꽃이 피는 계절이 되면




언니들의 집




우리 언니 어릴 때야. 귀엽지?




있잖아.

우리 언니가 그러는데.

언니의 언니가 이 집에 살았대.

그리고 얼마 전까지 우리 언니도 이 집에 살았지.



우리 언니 말로는

언니의 언니가 이 집을 언니에게 주었고,

이제 언니가 나에게 이 집을 물려줄 거래.





우리 언니 많이 컸네?




그래서 나도 이 집에서 살아보기로 했어.

무엇보다 엄마가 이 집을 무척 좋아하거든.

언니들이 살았던 이 작은 집에

내가 들어가 살고 있는 게 너무 예쁘다나 뭐라나?



엄마가 계속 웃고 있는 게 뭔가 이상하긴 하지만

나도 이 집이 꽤 마음에 들어.





이 집에는 몇 개의 방이 있는데




집 소개를 잠깐 해 볼까?


먼저, 여기는 언니들의 무릎이 살던 방이야.

동그맣고 오목한 게 참 예쁘지?


그리고, 여기는 언니들의 손이 살던 방이래.

난 있지, 이 방이 제일 재밌어.

여기 동그란 창문들이 보여?

엄마가 그러는데

이 창문은 언니들이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 놓은 거래.

내가 열심히 놀다 보면 더 큰 창문이 될 거라네?

정말 재미있지 않아?


그래서 나도 열심히 놀아보기로 했어.

나 잘 할 수 있겠지?





내가 제일 열심히 하는 '깍흥~!' 놀이야. 우리 엄마가 무지 좋아해서 특히 열심히 하지.



아 참! 엄마가 그러는데

이 창은 닫지 않는 게 좋겠대.

언니들이 함께 내어 놓은 창이라서

닫을 수가 없대.

너무 이뻐서 그냥 열어놓고만 싶대.




언니들이 만들어 준 동그란 창문이야




그래. 우리 엄마가 좋다는데 뭘 어쩌겠어.

그냥 열어두기로 하지 뭐.

이쁘기도 하고, 또  바람도 잘 통하잖아.

나쁠 건 없지 뭐.



정말 이 집은 내가 살기에 딱이야.

손이랑 무릎도 자기 방에 쏙 들어가 있잖아.

작은 창문이 있으니 답답하지 않은거지.



이건 분명 사랑이야.

나를 향한 언니들의 사랑.

나를 위해 내어 놓은 이 창문들을 보면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어.



나는 언니들의 이 집이 꽤 마음에 들어.

언니들이 지어 놓은 집이라 더욱 그래.








사과꽃이 피는 계절이 되면

이 집을 입고 나들이를 갈 거야.

언니랑 같이 사과꽃을 보러 갈 거야.



언니가 지어준 집을 입고

예쁜 봄을 보러 갈 거야.





언니, 저 꽃이 사과꽃이야?



으응?

언니, 괜찮아.

걱정하지 마.

엄마가 창문은 닫아줄 거래.

외출할 땐 창문 닫는 거라네?



:)








언니의 옷을 물려 입은 예래의 모습이

참 예뻐서 동화로 만들어 봤어요.

물려 입은 옷에는 언니의 시간들이

예쁜 흔적으로 남아있네요.

작은 구멍 안에 담긴 그 이야기가 정겹습니다.



곧 다가올 봄에

사과꽃을 보러 갈 때는

예쁘게 바느질을  줘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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