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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단 Sep 29. 2021

어느 날, 동생이라는 애가 우리 집에 왔다.




그러니까 그게,

내가 4살 때였을 거야.

동생이라는 애가 우리 집에 온 게 말이야.



지금이야 뭐, 

'내 동생~ 내 동생~'하고 

친구들한테 소개할 만큼 많이 친해졌는데.

처음엔 걔가 정말 정말 미웠어.







엄마 몰래 

볼을 꾹꾹 눌러도 보고,

코도 앙! 물었어.

엄마한테 무지 혼이 났지.



그래도 미워.

그래서 더 미워.

동생이라는 걔가 말이야.

분유도 한 숟가락 떠먹어보고,

젖병을 뺏어서 쭈쭈 빨아 보기도 했는데,

그래도 미워. 미워, 미워!







나는 이제 여섯 살이야.

내 동생은 세 살.



동생이랑 노는 건 재밌어.

예전처럼 물거나 때리지도 않지.

그래도 나는 . . . 

걔가 미워. . .



엄마도 아빠도, 

동생을 제일 먼저 안아줄 때가 많거든.

엄마 말로는 나는 이제 많이 컸다는데.

나는 그 말이 제일 싫어. 너무 속상해.

나는 이렇게 작은데. 

나도 많이 많이 안기고 싶은데 . . .



나는 언니도 되기 싫고,

큰 아이도 되기 싫어.



나는 있지. 

엄마 아빠가 제일 먼저 안아 주는 

작은 동생이 되고 싶어.



요즘에 나는 속상해서 엉엉 울 때가 많아.

나는 속상하면 큰 소리로 울 거야.

동생보다 더 더 크게 말이야.










요즘 첫째 아이가, 

동생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천지 분간도 안 가는 세 살.

반인반수 동생을 데리고 놀려고 하니,

속이 터질 만도 하지요. 

거기에 저는 한 술 더 떠서

아직 아기인 아이에게, 언니 노릇을 기대합니다.



6살.

아직 아기.

왜 이 사실을 계속 잊어버리는 걸까요.

아이가 큰 소리로 꺼이꺼이 울면

그제서야 '아! . . . ' 하고 정신이 번쩍 듭니다.



우리 아기.

우리 큰 애기.

그 작은 마음, 잘 감싸 안아주자고

오늘 이렇게 그림에, 또 마음에 새겨 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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