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름이 떴다!
호오-
떴다!
호구름이 떴다
엄마 위에 앉아라
엄마 위로 내려라
후~
하고 달큰한 바람을 불어라
호오
동글동글 예쁘기도 하지
프으
산들산들 보드랍기도 하지
우리 아기 이마 위에
호구름이 떴네
우리 둘이 두 볼 위로
호바람이 지나가네
예래야, 엄마 호오~해줘.
엄마 여기 아야 해.
프! ……○◎●
(떴다, 호구름!)
아, 달콤해~
예래는 좋겠다.
입 냄새도 달콤해서 예래는 좋겠다.
…………………○……………○………●…
아기들은 어쩜 이렇게 냄새까지 예쁠까요.
갓 지은 흰쌀밥처럼 하얗고 뽀얀 냄새들이
몸 여기저기에서 피어오릅니다.
엄마는 아기 몸 여기저기에 코를 박고
연신 킁킁대지요.
하다못해 입 냄새까지 좋다니까요.
예래야, 아~해봐!
재빠르게 입속으로 코를 찔러 넣고, 킁킁!
아~ 좋은 냄새~ 예래야, 엄마 호~도 해줘.
픟!
아직 호는 어려운지 'ㅎ를 가득 담은 프'를
짧고 단호하게 불어 주네요.
으악!
이렇게 달콤한 바람을
엄마는 아직 맞아본 적이 없다!
조금만 더 길게 불어주면 안 되겠니~
동그란 호, 기다란 호, 구부렁 호.
작은 입으로 띄워 놓은 호구름을 찾아서
작은 입에서 불어 오는 호바람을 찾아서
엄마 코는 오늘도, 부지런히 '킁킁'이지요.
지금의 냄새를 제 몸속에 부지런히 담아 놓으려고요사진처럼 냄새도 기억으로 남으니까요.
언젠가 같은 냄새를 우연히 만나게 되면
언젠가 같은 구름과 바람을 만나게 되면
지금의 시간들이 선물처럼 그 자리에 흐르겠지요.
잘 담아두고
잘 기억해두고 싶어서
엄마는 오늘도
'부지런히, 킁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