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잘 대접해야 하는 이유
짧고 명쾌하게 빵을 좋아하는가 싫어하는가 따진다는 건 상당히 과감하고 무성의한 일이다. 빵의 역사는 길고도 길어서 종류도 무한정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질문을 살짝 바꿔보기로 하자. 매일 한 끼를 빵으로 해결할 수 있겠는가? 라고.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이미 그러고 있다’이다. 요컨대 좋아하고 말고 따지는 차원을 넘어서 쌀밥처럼 빵을 주식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말이다.
내가 빵을 주식의 반열에 올린지는 퍽 오래되었다. 우리집에서 점심 식사는 당연히 각자 알아서 먹는 것이고, 엄마가 뭔가를 차렸다면 그건 떡국같은 명절 특식 또는 계절 특식 같은 것이었다. 그렇게 정해진 게 대체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런 생활 방식이 자리잡는 동안 나는 물론이고 가족 전부 누구 하나 불만을 느낀 적이 없어서 기억할 만한 사건이 없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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