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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운 Dec 23. 2022

아플 땐 회복이 먼저

지난주 수, 목을 몸살로 보냈다. 화요일 저녁에 10회 차 복싱을 갔는데 몸이 안 좋아서 급하게 집으로 왔다. 샤워를 한 뒤에도 좀처럼 몸이 좋지 않았다. 예감이 좋지 않았지만 그러려니 했다. 다음 날은 휴가였고, 예정대로 새벽 4시에 일어나 월드컵 결승전을 봤다. 컨디션은 좋지 않았지만 그저 새벽이거니 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살이었다. 아프니까 알게 된다. 아프지 않을 때가 행복하다는 것을.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하는 중에 불현듯 코로나가 생각이 났다. 자가키트를 사러 편의점에 갔지만 팔지 않았다. 두 번째로 간 편의점은 전산상 문을 닫고 있었다. 약국보다 가까운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편의점을 선택했는데 잘못된 선택이었다.

자가키트의 결과는 음성이었다. 집에 타일레놀이 있는 줄 알았더니 빈통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편의점에 갔을 때 타이레놀도 살 걸 하며 진작 확인을 안 한 과거의 나를 반성했다. 다행히 코감기약이 있었다. 급한 대로 코감기 약을 먹었다. 조금 괜찮아진 듯해서 잠이 들었다. 

그런 하루를 반복한 다음 날 아침엔 몸이 더 좋지 않았다. 다시 코로나도 의심되어서 휴가를 하루 더 내고 병원을 갔다. 음성이었다. 다행이라 생각했다. 의사의 처방대로 주사를 맞고 약을 먹었다. 


금요일이 되니 몸이 괜찮아졌고, 출근을 했다. 그리고 금, 토요일엔 모임을 할 정도로 괜찮아졌다. 다 나았다고 생각했는데 토요일 저녁부터 다시 몸이 급속도로 안 좋아졌다. 결국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또 환자가 되었다. 약을 먹고 자고 반복하는 일요일을 보냈다.

월요일 아침엔 목이 너무 아팠다. 목 안에 뭔가가 있는데 그게 할퀴는 느낌이었다. 몸살도 있었는데, 지난주 먹던 병원약을 계속 먹었다. 코로나를 한 번 의심했을 때 음성이 나온 후로 그냥 몸살인 줄 알았는데 목이 아프면 코로나일 가능성이 높다 해서 회사에서 급한 대로 자가키트를 했다. 결과는 양성이었다.

두 줄이 뜬 것을 처음 본 소감은 오랫동안 걸리지 않았는데 걸리긴 걸리는구나였다. 양성판정을 받은 후 월요일부터 격리가 시작되었다. 몸은 그렇게 아프지 않았는데 저번주 아프고 주말 아픈 동안 코로나 몸살이 다 지나간 듯했다. 3일 차동안 목은 계속 아팠는데 간간히 오는 업무전화에 통화는 할 정도는 되었다. 


5일 차가 된 오늘은 몸이 꽤 괜찮아졌다. 코로나 약 때문에 미각을 잃는다더니 정말 미각을 잃었다. 짜다라는 건 느껴지는데 그 짠맛이 음식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먹어야 하니까 먹는 것일 뿐인데 단 것을 한 번 먹어봐야겠다.

역시 아프고 나니 건강이 먼저고 아프면 회복이 먼저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저번 주에 음성을 확인하고 병원을 가서 주사도 맞고 약도 먹고 충분히 잤는데도 그렇다. 아마도 완전한 회복을 위해선 더 아파야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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