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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운 Sep 02. 2024

회복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몸이 좋지 않았다. 좋지 않은 몸 상태로 콘서트(이 때 코로나 의심), 페스티벌(조금 괜찮아짐)을 보러 대화역을 가고, 대전(조금 괜찮아짐)을 가고, 부산(약간 좋지 않음)을 갔는데 그게 독이 되었고 8월 15일 전 후(위염, 장염)로 아파서 잠을 못 잘 정도로 고통스러운 밤을 보내기도 했다.


아픔은 건강을 걱정하게 만들고 자연스럽게 병원을 떠올리게 했다. 나의 모든 아픔은 위염(8월 15일 전)에서 시작한다. 동네병원에선 위촉진 약을 처방 해주었다. 약과 항생제 주사를 맞아서 괜찮아졌지만, 이후 검진(8월 15일 후)을 했고 몇 년 만에 위내시경을 했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대장내시경도 함께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위내시경만 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는데 나도 하는 김에 대장내시경도 할 걸이라는 후회도 생겼다. 건강검진 결과가 나오기까지 몸이 조금은 괜찮아져서 일주일 동안 먹는 양을 조금씩 늘렸다. 동시에 산책과 달리기를 병행했다. 달리기를 하면서도 몸이 회복되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6:30 정도의 페이스에서 7:00의 페이스로 늦춰진 만큼 거리도 5km에서 7km로 운동량을 늘렸다.


달리기는 내게 생존이다. 예전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나는 심각성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달리기를 하지 않았다. 결국 심각성을 느꼈던 건 자전거를 타다가 과호흡으로 쓰러지고 난 후였다. 그 해가 2017년이었다. 그 맘 때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달리는 문화가 곳곳에 생기고 있었고, 2019년까지 달리기는 러닝이라는 대중적인 언어가 되면서 인기운동이 되어가고 있었다. 나도 그런 문화에 힘입어, 중간에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면 꽤 많은 거리를 달렸고, 마라톤대회(마라톤대회를 한 번 가게 되면 거의 중독수준이 된다.)도 빠짐없이 참여했다. 하지만 올해만큼 내가 달리기를 시작한 후 가장 많은 거리(한 달 평균 40~50km)를 달리고 있는 해는 없다. 하필이면 7월은 장마라서 거의 뛰지 않았는데 7월 말부터 8월 초쯤 아픔이 찾아온 것이다. 이게 우연인 지 아니면 아플 때가 돼서 아픈 건 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달리기는 내 건강에 도움이 된다가 아니라, 이제는 생존을 위해서라도 달려야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몸이 다시 회복하면서 먹는 양이 늘어서 좋다. 얼마나 아프냐에 따라먹는 정도가 달라지는데 가장 아플 땐 포카리스웨트와 죽을 먹는 것이고, 조금 아플 땐 샐러드 종류와 과일인데 사실 모두 좋아하지 않는 것들이다. 이것들은 영양분을 일부 회복할 수는 있지만 이 음식만으론 생활할 수는 없다. 8월 한 달 동안은 거의 먹질 못했고 가끔씩 고기나 단백질을 챙기면서 밥을 먹곤 했지만 절대적으로 먹는 양이 줄었기 때문에 체중은 감소했다. 건강검진 결과는 당연히 좋지 않았다. 몸 안에 염증과 적혈구, 백혈구수치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병원을 알아봐야겠지만, 이것도 지금은 몸이 괜찮아지고 있기 때문에 미룰 것이다.


8월의 소설현황을 기록해야겠다. 8월은 손자와 할아버지의 이야기이자, 내 이야기이기도 했다. 이번 소설은 완성하자마자 비교적 빠르게 합평을 받을 수 있었다. 아픔과 함께 쓴 소설이라 퇴고를 할 때 보면 가관일 듯한데, 다행히 합평은 퇴고의 방향을  나왔기 때문에 다행이라는 생각과, 언제쯤이면 소설 같은 소설을 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9월 역시 소설을 쓸 예정이다. 그리고 10월은 지금까지 쓴 소설을 전체적으로 퇴고하고, 11월에는 올해의 마지막 소설을 쓰려고 한다. 11월에 쓰는 소설은 11월에 완성해야겠지만 완성하지 못해도 좋다.


올해 4월부터 5개의 소설이 나왔다. 그중 마음에 드는 건 7월인데, 5월도 맘에 든다. 결국 그때가 몸상태가 가장 괜찮았다는 것도 어쩌면 많은 의미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9월부터는 아프지 않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회복과 유지 그것만 신경 써야겠다. 


문장에 대한 지적과 퇴고에 대한 중요성을 꽤 오랜 시간 반복해서 듣고 있다. 더 많이 고민하며 쓰고, 퇴고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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