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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운 Oct 12. 2024

소설과 달리기 대회 준비

 일 외의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했다.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것,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것, 그렇지만 완전한 혼자가 아닌 활동들.

 여러 가지를 시도했다. 다행히 그중 몇 개를 실패하고 몇 개를 남겼다. 내가 꾸준하게 하고 있는 것은 달리기, 블로그 주식일지 작성, 소설 쓰기, 브런치 글 올리려고 하기, 독서와 영화 보기가 있다. 현재는 이 것들이 내 삶의 대부분을 차지 중이다.

 이 중에서 취미라고 말하면 크게 영화 보기, 글쓰기, 달리기 정도가 된다. 물론 독서도 가끔 취미에 넣는다. 올 해도 괜찮은 영화를 몇 편 봤고, 그중 몇 편은 추천하고 다녔다. 좋은 영화를 보고 나면 왠지 다른 사람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독서는 추천보다는 모임을 통해 토론을 하는 편이 좋다. 독서와 영화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영화와 독서도 꾸준함이 필요하지만 달리기와 글쓰기는 조금 다른 꾸준함이 필요하다. 결과물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다. 대회를 앞두고 새벽에 일어나 달렸다. 오전 7시쯤에도 사람들은 미리 나와 운동을 하고 있었다. 나도 얼른 그 일부가 되었다. 일주일 전 17km를 달려서 그런지 아직 오른쪽 발목에 통증이 느껴졌다. 그러나 5km는 달릴만한 통증이었다. 이래서 자신의 통증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건 한계를 알고 포기를 할 수 있는 자세가 된다. 내가 달리기를 하며 처음으로 중요하게 여긴 철칙 중 하나였다.


첫 번째 철칙. 달리다가 아프지 말자. 힘들다고 느껴지면 아직 뛸 수 있는 몸이 아니니, 끝까지 뛰진 않는다.

 

 5km는 5km대로 힘들다. 10km를 달렸다고 해서, 15km를 달렸다고 해서, 5km 정도는 쉬워지지 않는다. 5km를 완주로 달리면 5km 달리기도 늘 힘이 든다. 다만 10km를 목표로 하면 5km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10km 중 5km가 될 때면 힘들지만 할 만하다. 아직 반이나 남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야 할 길을 가려면 현재의 상태를 잘 알아야 한다. 어쩌면 글쓰기에도 통하는 규칙일 것 같다. 글 쓰다가 써지지 않으면,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다. 초고를 쓰고 나서 나중에 본다. 그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썼던 글 퇴고한다.

 

 아쉽지만 대회준비를 위해서는 대회를 앞두고 많은 것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 전에도 하프는 뛰었다. 그때는 많은 연습을 하지 않고 완주를 목표로 뛰었기 때문에 이런 과정은 없었다. 하지만 신경을 쓰게 되니, 연습을 하게 되고, 연습을 하게 되니, 무리를 하게 되었다. 그래서 평소대로 뛰었다면 아무렇지 않을 발목의 아픔이 남아있다. 현재 오른쪽 발목 상태로는 하프를 완주하지 못한다. 5km에서도 가벼운 통증이 느껴질 정도면, 10km에서 무리가 올 것이고 10km를 넘어서면 오른쪽 발목을 안 아프게 뛰기 위해 왼쪽에 무게를 실을 것이다. 결국 몸의 밸런스가 한쪽으로만 치우쳐져서 왼쪽에도 과부하가 걸릴 것이다. 그렇다면 한계는 15km쯤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에 17km를 뛸 때 잘 못 뛰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발목에 이상이 지속된다는 것으로 봐서 17km 이후 거의 곧바로 12km를 뛰어서 그런 것도 있겠다. 하지만 이미 아픔은 생겼다. 그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대회 전 날은 뛰는 것보다 쉬어야겠다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번에 닥친 뼈 아픈 아픔으로 두 번째 철칙도 생겼다.


두 번째 철칙. 결국 끝까지 달릴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별 다른 능력이 없는 내게 그 방법은 시간의 축적뿐이다.


 두 번째 철칙은 첫 번째 철칙과는 다르게 마음만 먹는다고 되진 않는다. 달릴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선 실천이 필요하다.  결국 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연습은 끝났다. 전에 달렸던 17km와 몇 하프를 완주했을 때를 기억하며 달려야겠다. 두 번째 철칙도 글쓰기에 통한다.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 습관이 필요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중요한 꾸준함이다. 꾸준히 해왔던 것을 통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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