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느낄 새도 없이 뭔가가 급격히 지나간다는 생각이 들어 별로인 요즘이다. 달리기는 대회 이후 휴식을 취했다. 정말 추워지기 전에 많이 뛰어야 정말 추워져도 뛸 수 있는 몸이 된다. 더 휴식을 취하고 싶지만, 마음이 옅어지기 전에 달려야 한다. 그러나 이런 마음에 서두르기보다는 몸의 컨디션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소설은 새롭게 쓰는 것보다 신춘문예를 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써왔던 소설에서 나온 개선점을 기준으로, 소설의 완성도와 문장을 더 다듬어야 한다는 것도 안다.
급격히 지나가는 건 계절이 아니라, 내 마음이 아닌가.
소설을 합평받을 때 부끄러워지는 순간은 내가 생각해도 어색한 부분을 쉽게 넘기는 부분이 캐치 됐을 때다. 합평을 위해선 구조나 문장, 개연성과 핍진성 등을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모를 리가 없다. 이것은 합평이 아니라고 해도 어떤 누구도, 알 수 있다. 소설을 쓰고 나면 나는 내 소설을 스스로 변호한다. 그래서 타인이 읽을 때 나의 의도를 충분히 알 길 바란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없다. 그래서 연결성에 더 고민이 들어가야 한다. 단순한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것에서 오류는 생긴다. 내 아이디어와 경험이 독자의 독서와 경험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공감할 수 있는 간격이 넓어질수록, 소설은 길을 잃게 된다. 어긋나면 그때부터 개연성, 핍진성을 의식하게 된다. 그러면 소설에 몰입할 수 없게 되면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뭘까로까지 생각이 이어진다. 합평을 받으며 들었던 말들이다.
10월의 소설을 합평받고 집에 와서, 나는 내가 쓴 소설을 다시 읽었다. 합평에서 자주 나온 말들을 기록한 것을 보며 타인의 눈으로 읽으려고 했다. 정리되지 않는 부분과 정리되어야 할 부분, 장면의 순서와 감정을 느껴야 하는 순간과 서술이 필요한 순간, 인물의 심리와 관계, 주제와 소재의 연결고리, 개연성, 핍진성, 작위성, 문장, 단어, 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