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위의 부동산
며칠 사이 아련한 것들은 다 지나가버리고 남은 현실적인 과제를 처리하기 위해 시간을 보냈다.
그중 하나는 이사였다. 누군가 살았고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집을 고르는 것은 짧은 2년이라는 시간이지만 잘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꽤 중요한 일이었다. 거기다 대출을 하기 위해서, 은행이 대출심사를 하는 시간,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다음 세입자를 구하는 시간, 내가 남은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과 마음가짐, 회사랑 내가 준비해야 할 서류를 준비하며 빈 네모칸에 체크를 할 때마다, 왠지 모를 뿌듯함과 걱정의 한 숨이 교차했다.
사실 이런 현실적인 과제를 치르는데 아련한 것들이 무슨 궁상 일진 모르겠지만 또 거리를 걷다가 여기 경의선 책거리나, 신촌역에 내려 동교동 삼거리의 노을을 볼 때면 그 아련한 것들이 꿈틀꿈틀 거려 기분이 그렇게 슬프지 않았다. 한 없이 일을 미루면서도 막상 일이 닥치면 남들만큼은 빠르고 정확하게 해야만 거리에 내몰리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게 귀찮고 절차 많은 것들이 며칠 남지 않았다는 위기를 느껴 몇 군데 부동산을 갔고, 나는 한눈에 보이는 방을 빠르게 보며 느낌을 일단 보았다. 처음에는 다 똑같아 보였는데 구조가 각각 달랐다. 화장실의 위치나 싱크대의 위치, 창문의 크기나 위치 등이었는데 아무리 좁은 방이더라도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화장실의 위치였다. 결국 내가 원했던 방도 없었고 대출시기도 안 맞아서, 일주일만 더 기다리고 있다가 다른 부동산을 가기로 했다. 그곳은 꽤 높은 언덕에 있었는데 올라갈 때 너무 숨이 차서 숨을 좀 고른 뒤 부동산 문을 열었다
언덕 위의 부동산 직원들은 스타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전화를 했으면 데리러 갔을 텐데 어떻게 올라왔냐며 스타를 계속하는 내 담당 직원은 빠른 무한맵에서 시즈탱크의 시즈모드를 아주 잘 운용하고 있었다.
결국 스타를 종료해야 했던 직원은 윈도우 화면으로 돌아가 인터넷을 열며 나에게 맞는 설정을 해서 방을 함께 고르며 1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방을 보고 다녔는데, 결국 그 날 본 첫 번째 방을 결정했다. 사실 언덕 위의 부동산에선 7개의 방을 봤는데, 결국 첫 번째 방을 선택하니 직원은 첫 번째 방을 고를 줄 알았다며 그의 경험의 판단이 내가 본 느낌을 정확하게 예측해서 약간 미안하면서 마음을 들켰던 점이 조금 그에게 생활의 달인 같은 느낌을 주었다고 생각해서 약간 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집이 구해지자 은행 대출과 보증금 계약서, 그리고 서류 등은 그전에 준비되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되었다.
또 한 번 나는 서울살이의 다른 집으로 가게 되는 시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