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Newton 역에서 MRT를 타고 Downtown 역에서 내려, Subway 샌드위치를 사들고, Marina One 으로 출근을 한다. 현대적이면서도 자연을 살린 멋진 건물로, 넷플릭스, 그랩, 페이스북등 좋은 회사들이 이곳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9시 10분 전에 사무실에 출근하면, 늘 내가 일착이고, 샌드위치를 여유 있게 먹고, 9시 30분쯤 되면, 동료들이 출근하기 시작한다. 이런 일상도 벌써 4개월째가 되어간다.
난 지금으로부터 6개월 전만 해도 내가 싱가포르에서 일을 할 수 있을거라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내 나이는 이미 40 이고, 영어도 그닥 잘하지 못한다. 그래서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나의 대학시절에는 늘 꿈꿔왔던 일이였고, 외국계 IT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30대 초반까지는 APAC 본부가 있는 호주나 싱가포르에서 일하고 싶다고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영어는 제자리였고, 결혼을 하고, 한 해 두 해 보내면서, 이제는 더 이상 생각하지도 못했던 해외로의 이직이 갑자기 마법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미국의 스타트업 회사가 한국에 비즈니스를 시작하면서, 이미 office가 있는 싱가포르에서 한국 마켓을 담당할 담당자를 채용한다는 소식이 내 귀에 들려왔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이게 나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었다. 근데 누군가가 나를 그 자리에 추천했고, 나는 그 회사에서 연락을 받고, 인터뷰에 얼떨결에 응하게 되었다. 총 7번의 인터뷰를 보았고, 도쿄, 싱가포르,시드니, 샌프란시스코, 더블린 등등 여러 지역의 사람들과
인터뷰를 치뤘다. 혹독한 과정이였고, 기다림의 시간도 있었다. 영어를 잘 못했던 나는 그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 나름대로 보여줄 것을 준비했고, 내가 어떻게 한국의 비즈니스를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을
만들어 제출했다. 면접을 진행하면서 너무나 합격하고 싶어서, 마치 예전의 고3때로 돌아간 듯 전전긍긍하는 시간들로 인해 마음 졸이는 날들이 계속되었고, 마침내 합격 소식을 들었을때에는 뭔가를 이뤄냈다는 성취감에
무척이나 기뻤다. 히지만 그 기분도 잠깐이고, offer letter를 받아들고, 사인을 하기 전까지, 또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현재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낯선 나라의 낯선 회사로 가는 것이 맞는 것인지, 내가 과연 거기서 잘 적응하고,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지인들은 나에게 싱가포르로 가는 것이 맞다고 얘기해주었고, 몇몇 분들은 그 스타트업이 한국에서 성공할지는 솔직히 모르겠다며, 다시 한번 재고해보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그렇게 고민하던 시간끝에, 결국 offer를 수락하고, 싱가포르로 가는 것으로 결정했고, 지금은 약 4개월 가량 싱가포르에서 생활 중이다.
내가 링크드인에 올렸던 이직에 관한 포스트를 많은 분들이
관심있게 읽어주셔서, 한국에 있는 많은 직장인들이 싱가포르 등의 해외 이직에 관심이 많고, 특히나 스타트업에도 관심이 많음을 알게되었다. 나의 싱가포르에서의 회사 생활이야기가 그 분들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의 경험담 및 내가 생각하는 싱가포르 생활의 장단점을 앞으로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