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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가포르직장인 Apr 16. 2020

쌓여가는 스트레스

경험과 논리적인 판단의 중요성 

지난 6개월의 회사 생활동안 어떻게 보면,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면서, 나는 회사 생활을 너무 쉽게 생각했었던 것 같다. 이 곳 Dropbox의 비즈니스는 아직 초기 단계라,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여러 시도를 하면서 그렇게 할 수 있어서, 한국에서처럼의 큰 스트레스는 받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4월이 시작되면서, 회사는 한국에 많은 투자를 결정하였다. 아시아에 주어진 마케팅 펀드 가운데 약 65%가 한국에 배정되었다.(일본,호주 제외) 첫 6개월 동안 받았던 MDF를 한분기만에 몰아서 받은 셈이며, 올해 내내 이 MDF를 보장 받았다. 즉 다음 분기에도, 그 다음 분기에도 이 만큼의 MDF를 한국에 투자하겠다는 내용도 함께. 내가 올해 초에 내었던 "Korea Go Big" 플랜에 따라 회사는 한국에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나는 이제 무조건 매출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지난 포스트에만 하더라도 나는 사업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가고 싶다는 글을 올렸었는데, 이젠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게 되어 버렸다. 


한 국가를 혼자 담당하게 되면서, 나의 역할이 확장되는 것에 대해 큰 기대가 있었다. 실제로 예전에 나의 고객사들에 대한 세일즈를 할때는, 내 고객사들에만 집중해서, 회사가 전체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 다른 부서들이 어떻게 일하는지에 대해서 돌아볼 시간이 없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에 지사가 없는 상황에서 일을 하려다보니, 어디선가 도움을 받아야 하고, 그들에게 한국의 업무는 업무 scope 밖에 일이라, 충분한 근거 및 관계를 가지고 얘기하지 않으면 도움을 받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처음에 내가 입사해서 한국에 대해서 타부서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반응을 잊을 수가 없다. 호주의 담당자는 한국의 비즈니스의 presence에 대해 얘기했고, 우선 순위에 한국이 없기 때문에 지금은 지원할 수 없다는 답변을 주었었다. 얼마나 서럽던지...하지만 한국의 매출이 어느정도 올라오면서, 다른 부서들에서 호의적으로 도움을 베풀어주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자본주의의 원리안에서 돌아가는 것이 분명하다. ㅎㅎㅎ


한국의 성능 개선 사업을 위한 테스트 및 여러가지 Doc을 만드는 것도, 한국의 PR을 선정하기 위한 작업에 참여하는 것도, 사업의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것도 모두가 내 몫이고, 나는 그 부분에 대해서 결정을 어느정도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부서들의 리더들과 미팅을 하는데,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얘기할 수는 없다. 논리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차분하게 말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특히 개방성의 중요성을 알게되었다. 늘 한국은 스페셜하니깐, 이해해달라고 얘기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내 직전 회사에서는 매니저들이 이런 식의 어프로치를 본사에 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의 경험이 다가 아닌, 다른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대답을 해야한다는 것을 알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의 중요성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경험의 중요성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생각에 대해서 다시 한번 되묻곤 한다. 이게 최선일까? 내가 보는 뷰가 과연 맞는 것일까? 이런 반문들을 하다보면, 경험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나의 생각들은 나의 경험에서 오는 것일테니까...더 좋은 자리를 늘 원했던 나에게, 요즘의 챌린지들은 내가 과연 그 그릇이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러저러한 생각들로 요새 스트레스가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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