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회사를 다닌지 한달이 지났다. 첫 SGD로 월급을 받아보았다. 모랄까 한국 원화보다 0 이 적어서 그런지 뭔가 장난같은 금액이다. 한순간에 다 사라져버릴것 같은 액수. 하지만 나도 해외에서 외화를 버는 한명의 산업 역군으로 대한민국의 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자랑스러움을 스스로 가져보고자 한다.
하지만 첫월급을 받을때까지 정말 가슴이 조마조마한 시간을 보냈다. 내가 혹여 시스템 입력에 실수를 해 월급을 못받을까봐 걱정했다. 보통 월급은 오전 10시면 들어왔었는데! 월말이 월급날인데, 집세를 내야해서 하루종일 계좌를 확인했었다. 동료는 오전에 받았는데 난 저녁 8시까지 못받고 있었다!! 혹시 시스템 오류로 못받는 걸까? 회사생활 13년만에 처음으로 월급을 못받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했다. 현지에 back office가 없으니 미국 시간에 맞춰서 월급이 나온다는데 같은 지역 동료끼리도 시차가 있었다. 월말 밤 중에 월급이 나오니, 카드 값은 월초로 맞춰야겠다! 재밌는(?) 경험이였다.
Dropbox 는 하루에도 몇번씩 기능업데이트에 대한 메일이 온다. 그냥 작은 기능 업데이트가 아닌 그동안에 없던 고객들이 필요했던 주요 기능의 업데이트가 수시로 되고 있다. 그 메일이 오면 전세계의 직원들이 개발팀에 감사의 메일을 보낸다. 좋은 문화다! 오늘 아침엔 우리 회사의 창립자이자 CEO인 Drew houston 이 전직원에게 '우리 잘하고 있어요'라고 메일을 보내주었다.
이전 회사에 있을땐 영어메일은 skip했는데 여기선 직원이 몇명 안되니 경영진이 가깝게 느껴져, 회사 본사 경영진의 전략이 궁금해지고 기회가 된다면 나도 의견을 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하다보면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희망이 여기엔 있다. 분기 미팅때는 tuckshop이란 본사식당에서 Drew가 직접 직원들과 미팅을 한다. 이 역시도 좋은 문화다! 난 우리 회사 CEO가 회사를 잘 이끌어주고 저커버그나 잡스처럼 시대의 아이콘이 되길 바란다. 같이 미국에서 좋은 아이디어로 회사를 창립했는데, 아이디어의 영향력에 따라 회사 사이즈가 결정되다보니 우리회사는 아직 작다. Drew가 보스톤에서 뉴욕의 차이나타운까지 USB가 없이 버스를 타서 미팅을 망친 경험으로 세운 Dropbox는 전세계에서 수억명이 혜택을 보고 있는, 초기에 아주 놀랍고 혁명적인 서비스였다! 지금도 계속 놀랍도록 빠르게 제품이 진화중이다. 결론은 회사생활 1달이 지났고, Dropbox에 애사심 이 듬뿍 생겼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