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playdate를 해보고 싶었나 보다
초딩 아이들을 둔 친구 그룹이 있다.
2년 전쯤 우리 강아지와 공원에서 같이 뛰어논 적이 있어 아이들이 또 강아지랑 놀고 싶어 한다는 얘기를 몇 번 들으면서 한번 playdate을 어레인지 해야겠구나 싶었다. 마침 남편이 출장을 가고 강아지들 에너지 발산을 위해 dog run park에 가면 좋겠다 싶어 소위 말하는 플데를 공원에서 하기로 어레인지 했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 강아지들이 피부 발작이 있는 걸 발견했고, 급히 병원에 데려갔고, 기대에 차있다는 친구들 아이들을 실망시키기는 좀 미안해서 결국 애들이 밖으로 나가기는 어려우니 집으로 오라고 했다.
내가 정말 잘 몰랐다. 어린이 손님‘들’이 ‘집’에 온다는 게 어떤 건지.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고 절간 같은 우리 집에 어린이 친구 셋이 놀러 오니 강아지들도 정신이 혼미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았다. 특히나, 남자 강아지를 극도로 싫어하는 둘째는 남자 어른도 싫어하는 거 같았는데 아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우리 둘째는 아직 두 살에 깨발랄. 천방지축…. 사실은 좀 지랄발광… ㅠㅜ 친구들에게 둘째는 사진보다 많이 크고 날라다니기 때문에 애들이 무서워할 수도 있는데 괜찮냐며 여러 번 주의를 줬으나 누구도 귀 기울여 듣는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첫 아이 A가 도착했을 때부터 문제는 시작되었다. 내 친구들은 우리집에 여러번 와봤지만 그때는 강아지들이 무섭다고 생각을 못했었던거 같다. 그런데 오늘따라 아이뿐만 아니라 내 친구도 둘째 강아지를 무서워했고 신발장 옆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강아지를 안고 있었으나 가만있을 리 없는 둘째는 게스트들에게 다가가 냄새 맡도 짖고 왔다 갔다 뛰어다니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조금 진정이 되었을 때 두 번째 그룹 B와 C등장. 이 남매는 깨발랄. 가장 큰아이라고 용감한 초3 오빠는 전혀 우리 둘째가 무섭지 않았고 진정되려고 하면 몸을 낮춰 둘째랑 놀고싶어했다. 둘째는 한 시간을 내리 짖는데 제어도 안되고 내 귀도 아프고, 강아지랑 놀고싶어 하는 남의 아이를 뭐라고 할 수가 없어 자꾸 내 새끼만 조용히 하라고 몽둥이를 들고 혼냈다. 하지만 보다 못한 A의 엄마는 초3오빠 B에게 강아지를 자극하지 말아 달라고 조심스레 친절히 얘기를 했으나 잘 먹히지 않았다. B의 엄마는 그저 이 모든 게 일상다반사인것 처럼 그러려니- 하는 눈치였다.
결국 너무 정신이 없어서 나는 배달 음식이 오면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A의 엄마는 나에게 강아지들을 방에 헬퍼랑 두면 안되냐고 물었다. 순간 나는 기분이 나빴다. 여기 우리 강아지들 집인데. 얘가 만약 내 아이였다면 시끄럽게 떠든다고 방에 헬퍼랑 두라고 얘기할까? 싶었다. 이 꼬맹이 친구들은 우리 집에 들어오자마자 소파 위로 올라가서 방방 뛰고 소파 쿠션을 바닥에 밀고 다니며 슬라이드를 타는데 남의 집에서 남의집 물건을 그렇게 하는 애들은 괜찮고, 내 새끼들이 떠드는 건 시끄러우니 방에 가두라고..? 물론.. 강아지를 자식처럼 키우는 친구들이 아니니 이해는 한다. 그리고 강아지들도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거 같아서, 강아지랑 놀고 싶어 하는 / 자극하는 남의 애를 혼낼 수는 없어서, 결국 강아지들을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조용히 진정시켰다. 우리 강아지가 짖지 않아도 거실에 있는 어린이 친구들은 여전히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고, 내집에서 내새끼들 떠드는것만 시끄러워 방에 갖히는? 모양새가 되었다. 강아지가 궁금한 아이들은 문밖으로 와서 기웃대고 강아지 동향을 살피다 보니 다시 강아지는 흥분이 쉽사리 가라앉지를 않았고 그렇게 혼돈의 한시간 반을 보냈다.
그냥 내 욕심이었던 거 같다. 친구들이 애들 데리고 플데 하는 게 나도 하고 싶었던 거 같다. 내 실수는 공원에 강아지들을 못 데려 나가면 모임을 취소했었어야 했는데 어린이 친구들 실망할까 봐 집으로 오라고 한 게 가장 큰 실수였다.
그리고 결국 다 자기 아이가 가장 소중하기에, 다 자기 아이의 관점에서 모든걸 보는것을.
얌전하고 강아지가 무서운 A의 엄마는 강아지가 눈에 거슬리고, 강아지랑 놀고 싶어 우리집에 온 B C의 엄마는 아이가 강아지랑 놀고 싶어하는걸 굳이 제어시킬 필요가 없는데 그걸 보는 A 엄마는 B가 강아지를 자극해 강아지가 짖는게 거슬리고, 나는 내새끼들을 스트레스 주는 아이나 어른이 못마땅하고. 결국 다 내 새끼가 중요하다. 그래서 절대 아이 관련해서는 무엇도 건드리면 안된다고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