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물 VS. 성과, 그 간극에 대하여
왜 강 팀장은 열심히 일하고도
혼이 났을까?
영업팀 강 팀장은 프랜차이즈에 속한 수백 개 점포의 경영주들을 관리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새로 팀장이 되어서 의욕이 넘치던 어느 날, 강 팀장은 본부장의 급한 호출 전화를 받았습니다. 의아한 마음으로 사무실로 들어서자마자 날카로운 목소리가 쩌렁하고 그의 귀에 울립니다.
“강 팀장, 점포 경영주들의 애로사항을 잘 해결하라고 했잖아요. 이번 주만 해도 항의 전화를 몇 통이나 받았는지 알아요?”
“네? 본부장님도 아시다시피 저희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모든 팀원이 전국을 뛰어다니면서 점포주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중입니다. 벌써 100개째 조사 중이고, 또….”
“그 팀이 무슨 조사 기관인 줄 알아요! 6개월 동안 듣기만 하면 뭐합니까? 점포주들이 더 화가 났어요. 건의한 지가 언젠데 아무런 답이 없냐고 말입니다. 그동안 뭐한 겁니까!”
강 팀장은 본부장의 기세에 눌려 더이상 대꾸하지 못했지만 너무 억울합니다. 본부장이 분명히 올해 초에 점포 경영주들의 목소리를 더 잘 듣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단 말입니다. 팀원 모두가 밤낮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본부장은 알아주지를 않네요. 팀원들 볼 면목이 없어집니다.
결과물과 성과 또는 아웃풋과 아웃컴,
그 미묘한 간극
일할 때 팀장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소위 삽질을 피하기 위해 꼭 알아둬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일한
‘결과물’이
모두 반드시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실 이 둘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미묘하게 섞여 있기도 하고, 때로는 일치하기도 하거든요. 용어 자체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저는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결과물(아웃풋Output) = 노력을 투입해서 나온 산출물
성과(아웃컴Outcome) = 진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한 결과
둘의 차이가 보이시나요?
결과물과 성과 모두 열심히 노력해서 나온 산출물인 건 동일합니다. 하지만 결과물이 꼭 성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앞의 강 팀장과 팀원들의 사례를 보면 이 안타까운 괴리를 확인할 수 있어요. 그들은 분명히 불철주야 열심히 일했습니다.
전국에 흩어진 수백 개 점포의 경영주들을 만나 고충을 듣는다는 건 얼마나 고된 일인가요. 팀원 모두가 성실하게 노력한 덕분에 뛰어난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6개월 만에 100개 점포의 경영주 면담을 통해 1,725개나 되는 건의 과제를 모았으니까요. 탁월한 결과물(아웃풋)입니다.
문제는 ‘최대한 많은 점포 경영주들을 만나서 많은 건의사항을 수집한다’라는 결과물이 업무의 진짜 목적, 즉 성과(아웃컴)가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회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현장의 목소리를 잘 반영하여 더 나은 경영 전략과 매출을 만든다’였거든요.
안타깝게도 강 팀장은 진짜 목적인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마이너스 영향을 끼쳤습니다. 점포 경영주가 바쁜 시간을 쪼개어 건의사항을 전달했는데 몇 달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라는 불만만 키웠으니까요. 본부장은 답답해서 화병이 날 지경이고요.
그나마 지금의 강 팀장은 본부장에게 혼난 것으로 끝났지만, 만약 연말 실적 발표회 때 팀원들 앞에서 경영진에게 비슷한 질책을 들었다면 어땠을까요? 초라한 팀 고과를 받으면서 말이죠. 얼굴은 부끄러움으로 홧홧 달아오르고, 팀원들의 원망하는 얼굴이 가슴에 콱 박힐 겁니다.
덧붙임.
물론 진짜 목적에 해당하는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6개월 조사가 꼭 필요할 때도 있어요. 그런 경우라면 상위 리더에게 미리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어야 합니다. 동시에 점포 경영주에게도 진행 일정을 사전에 공유했어야 지금 같은 불상사가 없겠죠.
안녕하세요! 신간이 나왔습니다. (❁´◡`❁)
지난주에 막 임명된 따끈따끈한 신임 팀장, 여전히 적응 중인 6개월 차 팀장, 리더가 된 지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막막한 마음에 답을 찾는 분, 팀장의 권한과 역량에 호기심을 갖고 있는 주니어 일잘러 모두 환영합니다.
매콤 달큰한 현실을 살아가는 리더가 오늘 배워서 내일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