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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사업모델을 바꾼다는 건 결국 태도의 문제다

『스타트업 좌충우돌 멘토링_2』 서른 번째 글

by 멘토K


“대표님, 요즘 고객 유입은 좀 어떠세요?”


스타트업 멘토링 상담 초반, 늘 던지는 질문 중 하나다.
그러면 대부분은 비슷한 대답이 돌아온다.
“지금은 조금 주춤한데요… 이제 곧 마케팅을 다시 해보려고요.”


그날도 그런 대답이 돌아왔다.
창업 1년 차, 온라인 OOO 콘텐츠를 운영하던 한 대표는 마케팅, 광고, SEO, 리뷰 이벤트까지 해봤다고 했다.


하지만 구독자 수는 제자리, 전환율은 낮고, 핵심 콘텐츠에 대한 시장 반응은 애매했다.

“대표님, 혹시 고객이 왜 이 콘텐츠를 결제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으세요?”


그는 잠시 멈췄다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처음 생각한 ‘OOOOO을 위한 실무 콘텐츠’는 요즘 경쟁이 너무 많아졌어요.
하지만 방향을 바꾸는 건 너무 겁이 나요. 여태 투자한 시간과 비용이 아깝기도 하고요.”


나는 조용히 커피 한 모금을 마신 뒤, 말했다.
“그건 방향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일지도 몰라요.”


‘사업모델 피봇(Pivot)’이란 단어는 이 시대 창업자의 사전에서 흔한 말이다.
하지만 정작 ‘바꾸는 것’ 자체가 두려워서
전혀 다른 단어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사실 대부분의 피봇은 거창한 전략이 아니다.
시장 반응을 보며, 내가 쥔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길에 발을 담그는 ‘용기 있는 태도’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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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역시 처음엔 OOOO 콘텐츠에 집착했지만,
멘토링을 거치며 고객 인터뷰를 다시 진행하고,
결국 ‘OOOO’이 아니라 ‘OOO 스킬 업그레이드’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대상도, 메시지도, 콘텐츠 구성도 바꿨고
심지어 서비스명을 변경하며 새로운 브랜딩을 시작했다.
놀랍게도 피봇 3개월 만에 재구성한 콘텐츠 하나가 히트를 쳤다.


그 대표가 이후 내게 이렇게 말했다.
“그때 멘토님 말씀이 맞았어요.
‘문제는 모델이 아니라, 모델을 바꾸지 못하는 제 태도’였더라고요.”


내가 만난 수많은 창업자 중,
고객 불만이나 수익 감소보다 더 깊은 위기에 빠진 경우는
대부분 이 '태도의 벽'에서 비롯됐다.

✅ “이미 너무 멀리 왔는데요...”
✅ “처음 방향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는 게 겁나요.”
✅ “지금까지 해온 게 다 헛수고 같아서요.”


하지만 사업은 ‘한 번의 올인’이 아니라,

‘반복적인 조정과 관찰’로 완성되는 유기체다.


아이디어를 바꾸는 건 실패가 아니다.
고객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탐색이다.
사업모델을 바꾸는 건 리셋이 아니라, 진화다.
그걸 해내는 사람은 결국 ‘유연한 태도’를 가진 창업자다.


당신의 사업이 지금 막히는 건
운도, 경쟁사도, 시장의 탓도 아닐 수 있다.


그저 방향을 바꿀 ‘태도’를
당신이 지금, 잠시 내려놓고 있을 뿐일지도 모른다.


- 멘토 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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