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켠의 스물 다섯번째 시
오늘 아침,
식탁 위 반찬보다 먼저
잔소리가 내 앞에 놓였다.
양말을 아무 데나 벗어둔 일,
다시 말했는데도 치우지 않은 서류들,
왜 신경쓰지 않느냐의 말까지.
그 말들이 연이어 쏟아졌다.
나는 괜히 목소리를 높였다.
별것 아닌데, 왜 아침부터 기분을 상하게 하느냐고.
순간, 공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밥맛도, 마음도 그 자리에 멈춰버렸다.
출근길 지하철에 몸을 싣고 나서야
뒤늦게 생각이 스쳤다.
그 잔소리는 사실
‘나를 신경 쓰고 있다’는
다른 이름의 표현이었음을.
나의 날카로움은
피곤에 찌든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아내의 말투는
삶을 지탱하기 위한 작은 목소리였을 뿐이다.
오늘 저녁, 돌아가면
굳이 길게 말하지 않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내밀어야겠다.
잔소리 뒤에 숨어 있던 마음을
나도 조금은 알아들었다는 표시로...
- 한켠의 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