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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그릇 Jan 24. 2021

여행자

사랑과 말씀에 매이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인 우리는 여행자이며, 비록 그 길은 이미 찾았지만 목적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우리가 직업에서 은퇴할 수는 있으나 개인적인 소명에서 은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공적인 책임에서 물러날 수는 있으나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공동체적 소명에서는 퇴진할 수 없다. 그 무엇보다도, 우리는 길의 끝을 볼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할 수는 있으나 그 때에는 우리의 눈이 길 끝에 계시는 아버지와 집에 더 가까이 고정될 것이다."  - 『소명』오스기니스. 374페이지




20년 전에 선물받고 2021년 1월 한 달 동안 아침 묵상시간을 함께 하고 있는 책이 『소명』이다. 이제는 네 장만을 남기고 있다. 이렇게 내 삶의 한 고비를 함께 할 책이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나를 생각하게 하고, 바로 잡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책이 됐다. 인생의 책이라고 해야 할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만큼은 단순한 신앙서적을 넘어섰다.


책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여행자' 라는 단어가 있다. 우리는 모두 여행자다. 각자 삶의 목표와 과정, 지금 처한 환경, 개인의 태도, 자세, 마음가짐 등등 모든 것은 다를지라도 우리는 인생이라고 하는 긴 여정의 '여행자'다. 때로는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하고, 이 길로 가다가 마음을 바꿔서 저 길로 가기도 한다. 한 길을 고집하기도 하고, 수 많은 길을 변경하면서 살기도 한다. 이 모든 경우의 수와 상관없이 우리는 '여행자'다.


누구나 알고 있는 얘기를 잠깐 해 보면, 여행이 재미있고, 유익하기 위한 조건이 3개 있다고 한다.


첫째, 짐이 가벼워야 한다.

둘째, 함께 가는 사람이 마음이 통해야 한다.

셋째, 돌아갈 곳(집)이 있어야 한다.


예전에 누구에게 들었을 때, 참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었다. 오늘은 세번째 말이 와 닿는다.


"우리의 돌아갈 집은 어디에 있을까? "


우리가 하나의 삶을 살고, 그것이 여행이고, 우리가 여행자라면, 우리는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 이 여행의 귀착점은 어디인가? 나는 비로소 이 질문에 명쾌한 답을 갖게 된 듯 하다.


나에게 '돌아갈 집' 은 이 여행에서 한 번도 간 적이 없는 곳이다. 즉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나아가는 그 끝에는 나를 부르신 이가 계실 것이다.


나를 부르신 그분에게 나아가는 것, 이것이 여행자로서 나의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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