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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C 2기] 의성에서 6주, 한 페이지가 되다

진끼가 만난 의성

로임캠 공식 리액션왕 진끼.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리액션을 해준다.

      

연고 없는 지역의성      


  막연하게 살아보지 않은 지역에서의 삶을 생각했었다. 자세히 말하자면 나와 연고 없는 지역에서의 삶은 어떠할까, 내가 연고 없는 지역에서 살 수 있을까 의문이 있었다. 전북에서만  20년 이상을 지내다 보니 전북을 벗어나 다른 지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였다. 또한 졸업 이후 거주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어디선가 정착해서 산다는 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하였다. 여러 생각이 있던 중 로컬 임팩트 캠퍼스 2기 모집을 보게 되었고 나의 생각들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 지원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지역, 의성이라서 더욱 도전하게 되었다.      


문제의 시각을 넓히다      


  “문제정의” 과정을 처음하다 보니 어려움과 막막함이 있었다. 하면서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스스로 되묻기도 했었다. 쉽지 않은 과정인 만큼 나에게 많은 배움과 깨달음을 주었다. 여러 배움과 깨달음 중에서 가장 큰 배움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었다. 문제정의를 하면서 그동안 내가 사회문제에 얕게 관심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회문제라고 하면 자세히 알기보다는 그저 문제 현상에서 그친 것을 알 수 있었다. 문제의 본질보다 사회에 나타나는 파장에 집중해서 바라봤던 것 같다. ‘노인 일자리’ 주제를 하면서 노인들에게 왜 일거리가 필요한지, 어떠한 일거리를 원하는지, 왜 일거리가 해결 되어야 하는 문제인지 등등 깊숙이 파고드는 과정을 거치면서 진짜 대상자들이 겪고 있는 불편함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더불어 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인지 계속 생각하면서 문제의 근본까지 파고들 수 있었다. 사회문제를 지나치듯 관심만을 두기보다는 근본적으로 생각하는 연습의 필요를 느꼈다. 이러한 문제정의를 하면서 그냥 지나쳤을만한 주제를 같은 또래끼리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 같이 하면서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알 수 있었다.     


현장 의성체감하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상과 관련된 이해관계자 분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할 때마다 현장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현장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들을 직접 부딪치며 알아내었다. 여러 매체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상에 대해 포괄적이고 일부분만 얘기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같은 문제를 겪고 있어도 개인마다 어려움과 욕구는 다르기 때문에 현장 인터뷰를 통해 노인 한 분 한 분 개별화해서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노인들 마다 일하고 있지 않아서 겪는 어려움,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어려움, 하고 싶은 일의 강도 등 다양하고 다들 각각의 어려움과 욕구가 있었다. 그리고 현장이었기에 노인들이 살아온 전반적인 환경, 농촌 지역의 환경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장에서 얻은 정보들은 우리가 정의하고자 하는 문제와 해결방안의 방향키가 되어주었다.      

   노인 일자리와 관련된 이해관계자와의 만남을 통해 노인 일자리의 실질적인 해결방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오랫동안 의성 지역 안에서 노인 일자리에 대해 고민해왔고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을 직접 실행해보면서 쌓은 경험치나 데이터를 알 수 있었다. 우리가 해결 방안을 생각하면서 고민되었던 부분들이 이해관계자 분도 역시 고민해왔던 것이고 실행해보려는 해결 방안을 그들도 그동안 해왔던 것이었다. 이해관계자 분께서 말씀해주신 의성 안에서 시도했던 사례들은 우리의 해결방안에 좀 더 나은 방향이 되었다, 더불어 이해관계자의 만남이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컸다. 사회복지 전공 수업에서 이해관계자에 대해 배울 때는 단순하게 생각했었다. 그동안 이해관계자를 문제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원, 하나의 수단으로만 대상에게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의 입장에서만 생각했었다. 현장에서의 만남을 통해 이해관계자는 대상에게 어떠한 도움을 주고 있는지, 직접 해결하려고 해봤는지 등등 문제 해결에 있어서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해관계자와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솔루션 라운드테이블


경험 그 자체 [로컬 임팩트 캠퍼스


   의성에서 로컬 임팩트 캠퍼스는 나에게 어디 가서 하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안겨주었다. 지난 6주 동안 해봤던 것 보다는 해보지 않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지난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프로젝트를 하면서 학교에서 배웠던 전공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나에게는 큰 경험이었다. 전공 지식을 스스로 공부하는 것 외에는 내가 배운 지식을 활용할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학교에서 배운 전공지식을 활용하면서도 더 넓고 깊게 배운 것들이 많았다. 어려움을 겪는 대상을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근본적으로 생각하는 과정을 크게 배웠다. 그리고 전공 수업에서도 여러 대상에 대해 배우지만 실제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다. 해결 방안과 비슷한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현장 인터뷰처럼 대상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이 한정적이다. 그러다 보니 해결방안을 만드는 입장에서만 생각하기 쉬웠던 것 같다. 현장에서 하면 단편적인 문제해결이 아닌 대상들과 쌍방향의 소통하면서 문제해결을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혼자였다면 하지 못할 경험과 기회들을 남대천 가자 팀이었기 때문에 더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팀이라서 시너지를 낼 수 있었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나아갈 수 있었다. 6주간 함께해준 남대천 가자 팀원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웠다. 여기서 배운 것들을 앞으로 전공과 관련된 것을 하면서 좀 더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해봐야 할 것 같다.     

남대천 가자 팀

   금강장 10명의 공동체 생활도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었다. 다른 사람들과 6주 동안 생활하는 것이 원만할지 걱정 되었는데 생활하면서 지내다 보니 일말의 걱정이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들이 커서 잘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9명과의 관계를 맺으면서 많은 힘을 얻었고 나 자신도 돌아보게 되었다. 평소 사람에 대한 선입견을 쉽게 가지는데 의성 여기에서 만난 9명은 그러지 않았다, 스스로도 알고 지낸지 얼마 안 된 사람들한테 선입견을 가지지 않은 것을 신기하였다. 단편적인 부분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생활을 하다 보니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같이 지내면서 서로에게 배울 점도 많았다. 함께하면 할수록 즐겁고 행복한 공동체 생활이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어떻게 프로젝트랑 의성에 살았을지 상상이 안 될 정도로 든든하고 큰 버팀목이 되어줬다. 그리고 프로그램 중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진끼가 그 9명을 좋은 사람이라고 느끼는 만큼 그 사람들도 진끼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할거에요.” 이 말을 듣고 나서 스스로 채우지 못한 자존감을 채울 수 있었고 평소 관계에 불안함을 덜어낼 수 있었다. 9명과 함께 있으면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의성에서 한 경험은 돈을 줘도 하지 못할 귀한 경험이었다. 의성은 연고 없는 지역에서 삶, 지역문제 해결 역량, 나 자신과의 관계 등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었다. 의성에서 얻은 것들을 당장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더 생각해봐야 하겠지만 나의 앞으로 선택에 임팩트를 주지 않을까 싶다. 내가 하지 못했던 것을 시도했던 로임캠처럼 두려운 일이 있다면 로임캠을 생각하면서 돌파할 수 있을 것 같다      

진끼의 든든한 동료들, 로임캠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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