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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먼지잼 Jul 2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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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사랑일 수 없었던 당신과 공유했던 마지막 감정 

당신도 그날, 텅 빈 바람 소리를 들었나요

당신에게도 들리던가요

휘휘, 팔을 공허하게 내어 젓던 허탈한 소리

당신도 그날, 얼음이 비명을 지르며 부러지는 소리를 들었나요

당신에게도 닿았나요

그 차갑고 뾰족한 낯선 듯 익숙한 그 모서리

삐죽 튀어나온 것이 꼭 온몸에 박힌 내 가시만 같았죠


그래서일 거에요

나는 당신이라면 내 마음 기꺼이 읽어주리라 기대했던거죠

내가 들었던 바람소리가

내가 찔렸던 얼음파편의 이름이

고독이라는 것을 몰랐거든요


그 고독이 당신에게도 있어,

당신의 눈빛이 파란 하늘 속에서도 그늘진 구름을 찾아내고

퍼붓는 빗속에서도 물 한방울 흘리지 못하는 

황폐한 사막이 있다는 걸


나는 몰랐어요

내 고독만 아파서

내 고독만 슬퍼서

어쩌면 당신도 내게서 허무를 읽고 돌아섰죠

그 무엇도 담아내지 못하는,

내 빈 껍데기를 보고는 실망하고 돌아섰죠

당신의 쉴 곳이 되어주지 못할 걸 아시고는,

그리 침묵 속에 사라지셨던 거겠죠


당신의 침묵 속에 나는 원망하다가 분노하다가 이내 이해하고 말았습니다

당신에게 묻은 고독을

그 고독을 어찌할 바를 몰라 가라앉는 뒷모습을

이해하고 손을 놓아주는 것으로

내 마지막 사랑을 표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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