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흔들리며 피어나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그 어릴 때의 어렴풋한 따스한 기억과 구수한 된장국 같은 음식이 떠오른다. 성인이 되고서는 가끔 MTB 자전거 타고 할머니 집에 들렀던 기억이 난다. ”할머니 물 한잔만 주세요 “ 그러곤 잠시 머물다. 다시 페달을 밟았지만 내심 할머니가 외롭지는 않을까 걱정했던 거 같다.
지금 보니 세월이 흐르고 나 또한 가정이 생기고 어느덧 할머니가 나의 기억 속에서 멀어져 가고 있었다. 장례식장에서 눈치껏 듣자 하니 마지막 모습을 직접 뵙지는 못 했지만 삶의 마지막은 외할머니가 결정한 모습으로 떠나신 거 같다. 향년 90세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할머니는 왜 희망을 잃었을까 낙엽에 젖은 마당을 정리하고 이승에서의 마지막을 정리했을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죽음을 앞에 두고 아파가는 자식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증손주들을 남겨두고 곤한 낮잠을 주무시는 것처럼 영원한 모습으로 마지막모습을 남기셨다.
“즐겁게 살다 아프기 전에 하늘로 가고 싶다 “라는 이 시대 부모들의 소박한 마지막 바람들이 떠오른다. 지난 해방 전, 후 가난을 경험했고 젊은 날 남편을 잃고 가장이라는 무게를 극복했던 귀중한 우리 집의 유산은 떠나갔다. 외할머니의 마지막 꿈은 친구의 장래식에서 복도 끝에서 엘리베이터까지 늘어진 화환을 보고 자신도 이렇게 꽃길 속에 떠나고 싶었다고 한다. 나도 이런 꽃길을 영생에서라도 보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