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게도 희망이 있습니다.

잘린다 해도 움이 트고 싹이 그치지 않습니다.

by 메리힐데

2025년 떠오를 첫 해를 기다리며, ‘기다림’에 대해 생각해본다.


기다림은 참 답답하고 불안한, 가끔은 무능하게까지 느껴지게하는 결정이다. 괜히 생각이 많아져 불쾌하기도 하다. 여러모로 그닥 유쾌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때의 나에게 꼭 필요하기에 하늘이 마련해주신 귀한 선물이었다. 살면서 마주하는 많은 기다림 속에서 지금 당장 그 의미를 알 수 없다는 현실은 나를 절망에 빠지게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착각이다. 아주 큰 착각.


우리는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분명 기다림 속에서 이 모든 시간이 결국 선을 이룰 것을 믿는다. 사랑이 모든 것을 이김을 믿는다. 그러므로 잠시 멈추는 시간은 나에게 또 다른 희망이 된다.


단순히 내게 없는 것을 바라는 희망을 넘어서, 이미 성취된 것을 기대하는 희망을 품어 본다. 그 희망 속에서 나의 기다림은 기꺼이 맞이하는 하늘의 선물이 된다.


많은 슬픔이 있었던 2024년이었다. 더한 슬픔은 없을 줄 알았는데 마지막 날까지도 마음이 아려오는 잔인한 한 해였다. 지금의 슬픔을 충분히 마음에 품은채로, 다시금 돋아날 새싹을 기다리며 희망의 발자국을 내딛는 2025년이 되기를.


나무에게도 희망이 있습니다. 잘린다 해도 움이 트고 싹이 그치지 않습니다.(욥 14,7)



저기에 문이 있습니다. 나는 그 문에 도달하길 희망합니다. 그럼 내가 뭘 해야 하지요? 그 문을 향해 걸어가면 됩니다! 나는 그 문에 도달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희망입니다. 있었으면 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고 확신하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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