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22.
유엔의 친구들이랑 마이켈의 생일 파티를 한 날이었다. 마이켈은 홍콩에서 온 친구이다. 서로 대화를 나누다가 내 생일을 물어보기에 음력으로 12월이라고 했다. 지금은 음력 생일을 보내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나는 부모님께서 주민등록 상 생일을 음력으로 올리셔서 음력 생일을 보내왔다. 홍콩, 대만, 일본, 중국에서도 일반적으로 양력을 사용하고 있지만 한자 문화권이라 그런지 음력에 대한 개념은 다들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일본은 메이지유신(1868) 이후로 양력을 사용해 오고 있다. 한국은 을미개혁(1895) 이후로 양력을 사용해 왔는데, 추석, 설날은 음력을 쇠고 나처럼 음력 생일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일본에서는 음력을 큐우레키(舊曆)이라 부르고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양력을 사용하긴 하지만 대다수의 서류에 일본력을 쓴다. 일본력은 일본 천황의 연호로 해를 세는 것을 말한다. 처음에 일본에 와서 일본 생활에 필요한 각종 신청 서류, 이력서를 작성할 때 생년월일 등 모든 날짜를 적는 란에는 천황의 연호를 적어야 했다.
나는 쇼와(昭和)*60년생(1985년생)이었는데 마오는 헤이세이(平成)**4년생(1992년생)이었다.
*1926년부터 1989년까지의 일본 연호
**1989년 1월 8일부터 2019년 4월 30일까지의 일본 연호
천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시 일본의 세대 대다수가 쇼와년생이라 그런지 헤이세이년생은 어리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래서 마오를 보며 회사 사람들이 “헤이세이년생은 다르네.”(굳이 비교하자면 한국에서 특정 세대를 mz세대, 90년대생으로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살면서 해를 넘겨 헤이세이(平成)26년, 즉 2014년 1월이 되고 회사 사람들의 대화를 우연히 들었다.
“올해가 2013년인가요, 2014년인가요?”
“헤이세이(平成)26년인데, 그럼 2014년인가?”
일본력을 일반적으로 쓰다 보니 양력 연도를 가끔 헷갈리기도 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