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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Mar 14. 2023

바닥 밑에 지하 1층, 아니 또 있어

부동산 투자를 하다 보면 아침에 양치질 하듯이 습관적으로 투자를 하는 습성이 생기게 된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저평가 되었다. 그리고 투자금액이 적게 들어간다면 깊게 생각하지 않고 과감하게 실행을 옮기게 된다. 나는 이런 과감성 때문에 사실 상승장에서 꽤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수익이 확정적이라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배팅을 하는 것이다.

많은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나 책을 읽다 보면 이런 나와 같은 성향의 공통된 성향을 많이 볼 수가 있다.

나 또한 그들처럼 이런 성향을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던 적도 많았다.


과거 2016~18년 경에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부동산 사장님에게 전화가 왔다.

머쉬님 급매가 나왔어요? 시세보다 2~3천만 원이 싸요

당시에 25평이 3.3~3.5억 할 때 3억짜리가 나온 것이다.

나는 이런 물건들을 내부도 보지 않고 바로 계약금부터 쏜 적이 비일비재했다.

물론 투자금도 준비되어 있지 않는 상태에서였다.

일단 계약금부터 쏘고 어떻게든지 잔금을 치를지 고민하는 스타일이었다.


선사고 후처리


이런 과감성이 있어서 부동산 상승기에는 다수의 등기를 손쉽게 가져올 수 있었고 간발의 차이로 폭등장을 아주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런 과감성이 없었다면 아마도 여느 소심한 평범한 직장인처럼 고민만 하다가 그 기회를 놓치고 후회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그렇게 과감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랜 침체기를 쓰라리게 경험했기에 그때가 충분히 바닥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는지 모르겠다.


투자에 있어 이런 과감성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시장을 꾸준히 관찰하고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런 과감함이 좋은 결실을 가져올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과감한 선택이 득이 되는 것보다 실이 되는 경우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나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생각하면 과감히 투자를 하는 스타일이다.


때는 작년에 하반기 정도이다.

퇴근 후 부동산에 들렀다.

나는 그냥 놀러 자주 간다.

사장님 요즘 분위기 어때요?

안 좋지.

요즘 괜찮은 물건이 있어요?

있긴 한데 관심 있어?

나는 솔직히 자금 여력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사지는 못하고 그저 물어본 것이다.

00아파트 가지고 있지?

거기 30평형 아파트가 7.2억에 나왔어

정말요? 진짜 싸게 나왔네요.

현재 거기 8.8억 고점 찍었잖아요.

대부분 물건도 8억 초반대고

현재는 오랫동안 거래가 없어서 그렇기 하지만 최저 매물이 8.2억 정도였다.


7.2억이면 진짜 싼데요.

혹시 2천 정도 더 깎을 수 없을까요

요즘 같은 분위기에 사는 사람도 없는데요.. (시장이 매수자 우위라 흥정을 해본다.)

한번 물어볼게

참 거기에 더 좋은 조건이 있어.

매도자가 전세 5.1억으로 거주 조건이야

그럼 1.9억이 들어가는데 좀 많이 들어가네요.

지금 전세가 없으니까 조정 잘 하면 5.5억 거주 조건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다시 한번 전세 흥정을 하게 된다.)

그것도 한번 물어 봐주세요.

그럼 1.5억이면 고민해 볼게요

응 알았어.

7억이면 급매 중에 급매인데.... 투자금 1.5억에 수도권에 30평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데..

경매로도 그 가격에 절대 받을 수 없는 가격이고

나는 한참을 고민한다.

그리고 다른 물건에서 전세금 상향으로 들어올 돈이 생각이 났다.


내부는 어때요?

리모델링해야 하나요.

아니 내부는 정말 좋아.

그래요?

나는 그렇게 계약을 하게 된다.

나름 잘 한 투자하고 생각을 했다.

시세보다 1.2~3억 정도 싸게 샀으니까


하지만 이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한동안 거래가 되지 않던 시세는 나의 급매 거래 7억으로 찍히게 되면서 그것이 표준 시세가 되어 버렸다.

여전히 거래가 안 된 상황에서 한두 달이 지났다.

매물이 7억 미만으로 줄줄이 나오기 시작했다.

6.9억, 6.7억, 심지어 저층은 6.3억까지 나오게 된다.

나는 패닉에 빠지게 된다.

뭐지. 나는 급매 중의 급매라고 생각하고 샀는데 내가 산 급매가 시세가 되어 버렸네.

그렇게 여전히 6억 대 초반 물건이 나왔는데도 거래는 되지 않았다.


내 인생에 처음으로 내가 매입한 가격보다 7~8천만 원이 빠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헉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 1층, 2층이 있었구나

지하가 더 있을까?

거기에 전세가 하락

지금은 최고 높은 전세로 계약을 했지만 다음 전세는 걱정이 되었다.

나는 사알~짝 맨붕이 왔다.

좀 더 신중했어야 했는데...

약간 후회도 되었다.


최근에 부동산 사장님에게 전화를 했다.

요즘 거래 어때요? 응 거래가 좀 되네 급매물도 다 빠지고

6억 대 물건은 없고 7억 초반 물건만 있어.

다행이다. 그래도 현재까지 손해는 아니구나

한숨을 돌리게 된다.(물론 회복 할 것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쩝)


투자에 있어 과감성은 중요하다.

나는 상승기 전인 침체기 말에 이 과감성 때문에 많은 등기를 칠 수 있었고 행복한 폭등짱을 맞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락기에 나의 장점인 과감성은 오히려 투자에 안 좋은 사례가 되어 버렸다.


하락기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

지금이 바닥이라고 생각했는데 지하 1층 아니 지하 2층이 올 수도 있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은 과감성보다는 차분하게 시세 조사를 하면서 인내하면서 진짜 바닥이 어딘지를 임장 다니면서 조사를 하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도 조급하게 투자하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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