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머쉬 Nov 14. 2023

불안

집이 많은 것이 불안하십니까?

집이 없는 것이 불안하십니까?


어느 날 친구가 전화가 왔다. 전세 만기가 도래해서 역전세가 났는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본다.  한 채 가지고 있는 것도 불안한데 너는 도대체 그 많은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면 불안하지 않냐는 것이다.


글쎄 뭐가 불안해? 너는 집이 있는 것이 불안하냐? 아니면 없는 것이 불안하냐?

당연히 뭐라도 있는 것이 안정감이 있긴 하지.

그런데 한 채 있는 것과 여러 채를 가지고 있는 것은 다르지 않을까?

여러 채가 있으면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고 여기저기 문제도 많이 생기지 않아?

나 같은 경우에도 지금 역전 세나서 힘들어 죽겠는데 여러 채에서 역전세 난다고 생각해 봐 정말 끔찍한 일 아니야?

잘 못했다가 전세금 반환 못하면 경매 들어갈 수도 있고 그렇다가 정말 빌라왕처럼 범죄자로 낙인 찍 할 수도 있잖아.

그럼 범죄자가 될 수 있는데 불안하지 않아?


이 친구의 질문이 나름 설득력이 있다.

흔히 뉴스에서 보면 역전세가 나서 집주인이 전세금을 반환 못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해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는 것들을 종종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 그럼  너의 노후에  집이 한 채 있는 것이 좋아 두 채 있는 것이 좋아?

당연히 두 채 있는 것이 좋지. 그럼 세 채는 어때? 그렇게 따지면 많으면 만을 수록 좋지만 내 말은 내가 신경을 많이 써야 하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불안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역전세가 연달아 터지면? 정말 망하는 거 아니야?

왜 망해?

역전세가 오면 떨어진 만큼 되돌려 주면 되잖아.

높게 받았을 때는 돈이 들어와서 좋아했다가 역전세 나면 다시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안 해봤어?

하긴 해봤지. 하지만 누가 그 돈을 통장에 고이 모셔놓냐? 다른데 투자를 하지.

그런데 지금처럼 부동산 침체기가 오면 자금이 안 돌기 때문에 투자금 회수가 힘들고 그렇다 보면 전세금을 못 돌려줄 수도 있는 거 아냐?


나름 일리 있는 이야기이다.

그렇다.

 대부분 사고가 나는 것들이 전세금 높게 받을 때는 신난다. 그리고 이 돈을 어디에 투자하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그 투자한 돈이 회수가 안되면 역전세가 났을 때 사고가 터질 수 있다.

그래 그건 일리 있네.


너는 역전세 나는 경우 없었어?

지나고 나서 보니 꽤 많았다.

한참 매입을 열심히 할 때 전세금 받은 것으로 재투자하면서 계속해서 투자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주변 신규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갑자기 전세가가 2~3천만 원씩 떨어진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전세 계약기간이 겹치지 않아서 한 두건으로 해결하면서 무사히 위기를 넘어갈 수 있었다.

나도 한때는 전세금을 받아서 투자를 하는 것을 좋아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역전세를 한두 번 맞고 전세금을 높게 받는 것을 마냥 좋아하지는 않게 되었다.

그리고 불안한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투자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했다.

그리고 선택한 것이 주택임대 사업자 등록이었다.


당시에 사람들은 대부분 상승장에서 단타로 빨리빨리 팔고 사고하면서 시세차익을 생각했지만 나는 최대한 많이 모아서 오래 보유한다는 전략으로 투자방향을 바꾼 것이다.

그렇게 나는 매입한 아파트들을 8년 장기로 묶어 버렸다.

주임사를 등록하면 1년에 전세금을 5%밖에 올리지 못한다.

대신에 8년이 지나면 중과세 면제, 재산세, 감면, 종부세 제외, 그리고 양도세 50% 세금 감면이라는 어마어마한 혜택이 있는 것이다.

당시에 부동산 사장님들이 왜 주임사에 등록하냐고 의아해했다.

8년이 얼마나 긴 시간인데 어떻게 될 줄 알고 그렇게 오래 묶어놓냐며, 투자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단타로 빨리빨리 해야 금방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며 오히려 나를 한 수 가르치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매입한 물건들을 8년짜리 보험 만기 들듯이 그렇게 묶어 버렸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친구가 이야기는 불안감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보험을 왜 드는지 8년짜리로 묶어 노아 보니까 그 마음을 알게 되었다.

보험을 드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인 것인데 주임사가 정확히 그런 역할을 하게 되었다.

8년짜리 보험을 들고나니 보유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졌다.

재산세도 감면받는다. 종부세도 낼 필요 없다. 나중에 팔 때도 중과세를 안내도 된다. 그리고 일반 과세 50% 세금 감면을 받는다.  물론 전세금을 시세로 못 받는 것은 단점이긴 하나 워낙 싸게 임대를 내놓기 때문에 역전세 맞을 일이 거의 없다.


나는 많은 주택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혀 불안하지  않게 되었다.

그 친구는 많은 재산에 대해 불안할 것이라는 걱정을 했지만 정작 나는 불안한 것보다는 보험 만기가 도래해서  보험금을 찾아서 어디에 쓰지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2년 후면 8년이 된다 8년이 안 갈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너무 빨리 지나갔다.

처음에 8년 주임사 등록할 때 8년을 어떻게 기다려 잘못한 투자라고 말을 했던 부동산 사장님들이 지금은 벌써 8년이 다 되어가냐며 나를 부러워한다.


모든 투자는 불안하다.

투자가 불안하지 않다면 누구나 투자를 할 것이다.

그래서 투자는 아무나 하지 못한다.

불안을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작가의 이전글 '이론'보다 '실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