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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흐름이다.

크로노스 시간을 카이로스 시간으로 만들어라.

by 머쉬



그리스 로마 신화에 보면 시간에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는 두 가지 개념의 시간의 신이 있다. 크로노스는 일상의 신이며 가만히 있어도 자연적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의미하며 달력에 있는 객관적인 시간을 의미한다. 반면에 기회의 신인 카이로스는 상대적인 개념의 시간이다. 카이로스는 불교적 의미로는 찰나를 의미하며 한번 지나가면 붙잡을 수 없는 기회의 신이라고 한다.

이탈리아 토리노 박물관에 카이로스 석상이 있는데 앞머리는 길게 늘어뜨리고 뒷머리는 대머리에 다리에는 날개가 달려있다.

“내 앞머리가 긴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쉽게 붙잡기 위함이고”

“저울이 가지고 있는 이유는 기회가 왔을 때 판단을 잘하라는 것이며”

“칼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면 빠르게 실천하라”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한번 지나면 쉽게 붙잡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며”

“어깨와 발뒤꿈치에 날개가 있는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함이다.”


카이로스


나는 경매 공부만 하다 보니 부동산의 전반적인 흐름을 몰랐다. 그래서 지금이 바닥인지 올라갈 타이밍이지를 전혀 몰랐다. 매일 저녁에 물건 검색을 하고 시세 대비 싼 물건인지 투자할 물건인지 아닌지 그리고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에만 관심을 가졌지 그 지역의 호재와 부동산 시장의 매수 심리와 전세 심리 등 그리고 공급 물량 이런 부분들을 등한시했었다.


그런 공부가 제대로 안 돼 있는 상태에서 나는 서울부동산시장이 반등의 기미를 알지 못한 채 가장 바닥일 때 매도를 하게 된다. 그리고 경기도로 이사를 가자마자 서울 집값이 요동치는 것을 후에야 알 수 있었다.


부동산 투자를 할 때 일반적으로 주식 보듯이 그래프나 차트를 과거에는 보지 않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부동산 투자자들이 증권 애널리스트처럼 부동산 시세 그래프를 분석하고 수요와 공급을 확인하고 들어간다. 과거에 비해 더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래프를 분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급이다. 주변에 신규 분양 물량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나 소액 투자를 할 시에는 더욱더 조심하게 신규 공급을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최근에 뉴스에 나오는 갭투자의 몰락이라는 엄청 자극적으로 뉴스 기사를 보았을 것이다. 그분도 동탄에 부동산 경기가 바닥일 때 타이밍을 잘 보고 들어가서 다수의 아파트를 매입했다. 하지만 신규 분양 물량이 터지면서 전세가 하락으로 다수의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결국 경매까지 가게 당하게 된 것이다.(물론 나는 그것이 본인이 일부로 경매를 통해 시간을 벌기 위한 일종의 “형식적 경매”임을 알고 있다.)


이처럼 투자할 때 부동산 흐름을 잘 알아야 한다. 매매 수요뿐만 아니라 전세수요도 2년 후까지 예상하고 꼼꼼하게 투자를 해야 한다.



준비된 자에게는 항상 기회가 온다.


부동산 투자 타이밍 분석의 소홀로 인한 뼈아픈 경험을 하였다. 그리고 나는 부동산 흐름 공부를 시작했다. 그래서 원하는 지역의 아파트를 검색할 때도 현재 시세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10년의 그래프와 국토해양부 실거래 가를 연도별로 분석한다. 그리고 전세시세와 수요 그리고 신규 분양 물량에 대해 항상 체크를 하면서 이 지역의 과거까지 흐름이 바닥인지 더 바닥으로 갈 것인지 아닌지를 분석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나름대로 예측을 하면서 물건들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과거에 부동산이 비수기인 2013~14년 일 때도 역세권 소형 아파트를 분석하다 보니 수요가 꾸준하면서 매가가 완만한 우상향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이 부동산 침체기임에도 그렇게 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는지 더욱더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신분당 라인의 각 역세권 중에 소형 아파트가 많이 오르지 않는 것들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퇴근 후 각 역들을 매일 같이 시세조사를 하였다. 급매가 나왔는지 부동산 사장님을 찾아가 귀찮게 하였다. 그렇게 두 달 정도를 임장한 후 마침내 내가 생각 할 때 완전한 급매 물건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부동산 사장님으로부터 소개받는다.


시세 대비 1천5백만 원 정도 싸고 전세와 매가의 차이는 3천만 원 정도 들어가는 나름 괜찮은 물건이었다. 나는 과감히 투자를 했다. 그리고 다른 역을 둘러보면서 역세권 위주로 소형 아파트를 추가로 여러 채를 매입하게 되었다. 부동산 사장님이 이 지역에 뭐 특별한 호재가 있냐고 물어보았다. 아무도 부동산을 사려고 하지 않는데 왜 혼자만 그렇게 계속해서 사냐고 오히려 반문을 하였다.



나는 투자를 할 때 지역 호재는 잘 생각하지 않고 투자한다. 호재를 바라보고 투자하면 거품이 많이 들어간다. 그리고 호재가 실현되는 시점도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부동산 사장님 말만 믿고 덜컥 호가를 잡을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호재보다는 과거 흐름과 현재 수요와 공급만 보고 미래 가치에 투자를 하였다. 내가 추가로 매입을 할 때 주변 전세수요를 확인해보았다. 신분당 라인의 역세권 소형은 전세수요가 항상 부족하다. 특히나 일자리가 풍부한 강남까지 20분도 걸리지 않고 판교 테크노 벨리 일자리가 많은 곳과 굉장히 가깝기 때문에 향후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매매 시세 그래프로 볼 때도 굉장히 저평가 지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투자금이 최소화로 들어간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내가 매입하고 시세가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6개월이 흘렀다. 25평형 소형 아파트가 매입한 시세보다 7천만 원 정도 오르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매매가 폭등을 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나는 걱정이 되었다 이렇게 폭등을 하게 되면 나중에 투자자 물건들의 전세가 많아지면서 전세가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비 조정 지역이었는데 조정 지역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기회는 항상 한 곳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


나는 소형이 오른 후 한동안 30평형 때가 오르지 않고 꽤 오랫동안 보합으로 있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20평형 때와 30평형 때가 2천만 원 정도 밖에 안 되는 것을 보고 30평형 때 물건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부동산 사장님으로부터 30평형 때 급매 물건을 추천을 받았다. 다른 분이 계약을 하려고 했다가 매수자가 돌변해서 포기한 물건인데 내가 사면 그 계약금을 내가 내는 것처럼 해서 살 수 있다고 했다.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계약금을 보냈다. 그리고 매수 포기자의 계약금 3백만 원을 벌면서 계약한다.


그 이후 30평형 때가 20평형 때 보다 훨씬 단기 급등하게 되어 1억 5천 정도 오르게 되었다. 나는 다시 현재 가장 안 오른 평형 때가 또 무엇일까? 다시 시장의 물건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5년 동안 계속 내려가고 있던 대형 평형 때 아파트에 투자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물건도 역시 6개월 만에 1억 2천이 오르게 된다.


나는 타이밍에 따라 아파트 평형 때 매입 시기를 달리하면서 투자를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의 뼈아픈 '부동산 타이밍의 무지'를 경험하고 그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그 이후는 항상 부동산 흐름을 분석했기 때문이다.


카이로스의 시간을 잡기 위해서는 꾸준한 크로노스의 일상적인 시간에 준비를 해야 한다. 나처럼 초기에 경매에만 집중하다 보면 기회가 왔는데도 오히려 기회인지도 모르고 매도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직장인 여러분도 그 기회를 잡기 위해 크로노스의 시간에 부동산 흐름을 꾸준히 공부해서 꼭 카이로스의 시간이 왔을 때 과감하게 잡기 바란다.


머쉿게 살고 싶은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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