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세상의 소리에 휘둘리지 않는 법

장자가 들려주는 단단한 마음의 기술 08

by 김용년

세상의 소리에 휘둘리지 않는 법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소리에 둘러싸입니다. 직장에서의 평가, 사회적 기대, 가족의 기대, 그리고 내 안에서 끊임없이 울려 퍼지는 비교와 불안의 소리들. 이런 소리들은 마치 거센 바람처럼 우리를 흔들고, 때로는 불안과 두려움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이런 소리들이 정말로 중요한 것일까요? 우리가 들어야 할 진짜 소리는 무엇일까요?


고대 중국의 사상가 장자(莊子)는 ‘대지의 퉁소 소리’를 이야기했습니다. 어느 날 그의 제자인 자유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놀라 묻습니다. “선생님, 오늘따라 다른 날과 너무 다릅니다. 혹시 마음을 불 꺼진 재처럼 조용하게 만들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하신 건가요?” 이에 장자는 자유에게 질문합니다. “너는 사람이 부는 퉁소 소리는 들어보았겠지만, 대지의 퉁소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


장자는 바람이 불 때 대지의 모든 구멍에서 소리가 난다고 말합니다. 어떤 구멍에서는 거친 소리가, 어떤 구멍에서는 부드러운 소리가 납니다. 바람이 거세게 불면 모든 것이 소란스럽지만, 바람이 멈추면 모든 것이 조용해집니다. 즉, 소리는 존재하지만, 그 소리 자체에는 희로애락이 없습니다. 우리가 그 소리를 듣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듣게 되는 세상의 소리와도 같습니다. 회사에서 상사의 꾸중을 들었을 때, 그 소리가 정말 우리를 비난하는 것일까요? 혹은 우리가 그렇게 받아들이기 때문일까요? 누군가는 그것을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이지만, 또 누군가는 좌절로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종종 세상의 소리에 휩쓸려 자신의 가치를 잊어버립니다. 누군가는 “더 빨리 성장해야 한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안정적인 직장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소리들이 우리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입니다. 바람이 지나가면 소리는 사라집니다. 세상의 평가도 결국은 지나갑니다. 남는 것은 내가 어떤 자세로 그 소리를 들었는가입니다.


장자의 말처럼, 자연의 소리는 그 자체로 아무런 감정을 가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하는 순간 감정이 생겨납니다. 마찬가지로, 직장과 사회에서 들려오는 말들도 결국은 해석하기 나름입니다. 타인의 기대와 평가에 휘둘리기보다, 그 속에서 본질을 찾아야 합니다.


때로는 강한 바람이 불어 모든 것이 요동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람은 결국 지나갑니다. 그리고 그 후에는 조용한 산들바람이 불어오며 균형을 되찾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거센 바람 같은 시기를 지나고 나면, 다시 차분한 평온이 찾아옵니다. 중요한 것은 거친 바람이 불 때 내가 어떻게 그 소리를 받아들이는가입니다.


삶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을 잠시 멈추고, 대지의 퉁소 소리를 들어보세요. 세상의 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자연의 흐름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keyword
이전 07화내 생각이 언제나 맞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