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타킴 Aug 02. 2024

33화. 메달보다 값진 땀의 무게

좋은 사람이 아니어도 돼 2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이 한창이다. 나 또한 스포츠 애호가로서 밤잠을 설치며 올림픽을 시청하고 있다. 전 세계 수많은 나라들 사이에서 태극기가 높이 올라가는 순간을 보면 누구나 가슴 벅차오르는 순간일 것이다. 특히나 각자가 자신의 삶의 경험과 역사 속에서 불호하는 나라는 있기에, 해당 국가보다 높이 오르는 태극기의 모습을 보면 이상한 카타르시스까지 느껴지곤 한다. 


최근 한 선수의 개인전 결승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은메달을 거머쥐게 되었고 해당 방송사에서는 벅찬 음악보다는 괜찮아! 잘했어! 식의 위로하는 배경음악이 흘러나왔다. 나는 언젠가부터 지독한 인류애적인 생각이 들었는지, 아깝게 2위를 하는 선수에게 국가를 막론하고 슬픈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물론, 나 또한 운동선수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기에 금메달의 문턱에서 안타깝게 은메달을 차지한 선수에게 연민과 아쉬움의 감정 또한 느낀다. 


하지만, 매 올림픽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1등 지상주의'


 정말 다행인 것은 언제부턴가, 우리 관중의식도 상당히 좋아졌기에 안타깝게 은메달을 획득하거나 기대보다 못 미친 성적이 나도 이제 관중들을 "괜찮아! 잘했어!"를 외치고 있다. 그때 감동받은 선수들은 눈물을 보이곤 한다. 솔직히 조금 의아했다. 은메달을 획득한 선수에게 위로하는 슬픈 음악을 틀고,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에게는 가슴 벅찬 음악을 틀어주는 것 말이다. 


이런 와중에 아프리카 차드의 국가대표, 마다예 선수는 아무런 양궁 장비와 코칭 없이 올림픽에 나섰고 개인전 64강전에서 1점을 쏘며 화제가 되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남자 수영 100미터에 출전한 아프리카 적도 기니의 에릭 무삼바니 선수도 개헤엄으로 한동안 화제가 되었었다. 우리나라 또한 메달 경쟁을 하는 종목 모두 올림픽이 열리는 해 이외에는 대중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른바 비인기 종목이다. 




중등교원임용고시를 치르던 나는 정말 0.1점 차이로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는 수많은 순간을 보았고 나 또한 그랬다. 개인적으로 너무도 웃기면서도 사회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느꼈던 순간이 있다. 대학 입시도 각종 시험들도 모두 마찬가지이지만, 0.1점 차이로 합격한 이는 자신의 고시 성공기를 하나하나 인터넷 커뮤니티, 학원에서 발표하고 있었고 반대로 0.1점 차이로 실패한 이는 패배자로 낙인을 찍어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게 될 수밖에 없다. 


정신병과 심리적인 문제를 다룬 한 드라마에서 고시촌 일화가 나온 적이 있다. 두 문제 차이로 아깝게 떨어진 고시 후배에게 수도 없이 낙방을 했던 선배는 "그만두기 딱 좋을 때네, 노력도 결국 붙어야 인정을 해주는 거야"라고 말했다. 나는 이 대사가 정말 뼈저리게 와닿았고, 무언가를 위해 무던히 그리고 열심히 노력을 해봤던 사람들에게는 누구보다도 더 큰 공감으로 자리 잡았을 것이다.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다'


세상에 수도 없이 상처받고 무너지고 부서져 본 우리들에게 아직도 더 많이 좌절하고 높은 벽에 쓰러지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그게 사회생활이고 우리들의 인생사니까. 그런데, 우리가 늘 알고 있지만 실행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도전이고 노력이다. 당장 살을 빼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기름진 음식조차 거부하지 못하고, 건강을 챙길 나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음주와 흡연을 참지 못하는 게 인간이다. 한 모델 출신 연예인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기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것조차 컨트롤을 못하면서, 어떻게 완벽해질 수 있는가?' 


하계 올림픽을 보면 메달을 따는 선수보다 못 따는 선수가 훨씬 많다. 그들의 노력이 비록 64강에서 빛을 잃어버릴지라도 그 선수들에게는 전 세계 64명 안에 들었다는 것이 평생 자랑거리이자 자부심이 될 것이고, 그들의 인생에서 더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회사 생활에, 취직에, 입시에, 혹은 사업에, 인간관계에 뭐든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려움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 이유는 우리가 무언가를 노력하고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도를 하고 도전을 하니까 실패가 있고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당신에게는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는 요즘이다. 생각이 많아서 당장 잠을 이루지 못하고 세월에 쫓기고 친구들과 비교하며 자신의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는 것이 당신과 우리 모두의 일상이다. 


그러나, 올림픽을 보며 우리 모두가 깨달았으면 좋겠는 것은 압도적인 점수차로 패배에도 그들의 인생은 메달보다 값진 땀의 무거운 무게가 있었음을, 우리가 지금 사회의 여러 압박에 허덕이고 있다고 해도 허덕이고 힘들 수 있는 이유는 무언가 노력하고 있고 그 언젠가를 위해 달려가고 있기 때문임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언제 들어도 나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힘이 되었을 한마디가 되었으면 좋겠다. 


"괜찮아, 뭐 어때! 지금 너무 잘하고 있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