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가 좋은 이유
습관처럼 다섯 시 반에 일어난다. 입을 씻어내고 요가복으로 갈아입은 뒤 아기 고양이 마요를 부른다. 깊이 잠들어 있어 일어나지 못하면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 입을 맞춘 다음 그가 자고 있던 서랍장 속으로 다시 밀어 넣어준다. 대부분은 그러한데 어떨 때는 예민한지 몇 번 부르는 소리에 금방 일어나 냉수를 마시고 있는 나의 주위를 맴돌며 에요 에요 밥 달라고 보챈다. 밥그릇, 물그릇을 채워놓는다. 닭가슴살, 생선살을 익힌 것을 쩝쩝거리며 맛나게 먹는다. 잘 잤어? 밤새 고새 또 컸네 하고 인사하고 등을 쓰다듬는다. 아기 고양이는 얼굴 , 머리 크기는 그대로이고 몸통만 길어진다. 고무줄처럼 잘만 늘어나서 다음 날이면 어제 그 아기 고양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쑥 자라 있다. 사랑스러운 마요 이야기만 하면 옆길로 샌다. 다음에 더 하기로 하자.
서둘러 요가하러 나선다. 사는 곳이 큰길과 약간 떨어져 있어 도시의 소음은 자 그만 히 배경음으로 들리고 새벽을 맞이하는 것은 여러 새들의 소리이다. 지은 지 십여 년이 넘은 아파트 단지에는 풍성하진 않지만 계절마다 나무들이 조금씩 자란다. 이들을 보금자리 삼아 도시의 숲에 새들이 산다. 낮이면 도시의 분주한 소음에 그들의 소리를 낼 수 없지만 새벽은 그렇지 않다. 나 분명 여기 살고 있소 하는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아침 냄새, 아직 솟아나지 않은 햇살의 기운과 함께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몸이 잠에서 깨어난다.
또 다른 부류의 나 여기 살아있고 하는 사람들 바로 노인들이다. 다들 자고 있을 시간에 그들은 걷는다. 낮의 분주함과 여름의 잔인함을 피하기 위해서는 해뜨기 직전이 적당하다. 어쩌면 내가 느끼듯이 대지를 데우기 시작하는 그 시간이 태양의 힘을 느끼기 가장 적당한 시기이다. 그래서 저물어 가는 생명력을 채우려 자연스레 아침잠 대신 산책을 택하게 된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밤사이 뻣뻣해진 몸은 쉽게 말을 듣지 않을 때도 있다. 주물러보고 관절을 툭툭 쳐가며 달래 가며 서서히 몸을 깨운다. 요가를 하지 않고 굳어진 몸으로 하루 종일 반복적인 습관과 일상을 시작하는 것은, 글쎄 몸에 대한 배신이라고 해야 하나,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맛나 보이는 사과를 베어 물었는데 맛없는 것은 아닌데 , 기대한 그 맛이 아닐 때 느끼는 실망 아닌 찝찝함.
새벽 요가는 하루 종일 바쁘게 살아가는 나의 몸과 마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 어제 늦게 과식하고 늦잠 자서 요가를 생략하고 침대에 늘어져 있다 어질러진 살림 정리하고 일상을 시작하니 맘이 힘들고 얼마나 찝찝한지요, 어떻게 이러구들 매일 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