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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unny Rain Oct 13. 2021

출판 편집자를 괴롭히는 방법-10

띄어쓰기는 쉽지 않다.

언제부터 한글에 띄어쓰기라는 것이 생겼을까?

세종대왕님이 한글을 창제하셨을 때는 띄어쓰기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훈민정음'을 보면 알 수 있다.

그 후에도 오랫동안 띄어쓰기 없이 한글을 써왔다.

그런데 한 외국인이 조선에 와서 한글을 보니, 아주 좋은 언어임에도 띄어쓰기가 되어 있지 않아

자주 의미를 받아들이는 데 헷갈리고는 했나 보다.

그는 곧 한글에 띄어쓰기를 적용했다.

한글의 영향을 받았다고 여겨지는 일본어에는 띄어쓰기가 없다.

그런데도 현재 의미불명으로 곤혹스러운 일을 그렇게 많지는 않다.

물론 띄어쓰기가 의미를 이해하도록 하는 데 편리함을 안겨준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좀 더 한글을 더 많이 써왔을 우리 조상의 손에 의해 적용이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우리말은 서양의 글처럼 띄어쓰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말의 모든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


그런데 이 띄어쓰기라는 게 참 골 때린다.

원칙은 모든 단어라면서, 예외가 너무 많다.

사회의 변화와 요구에 따라 바뀌는 건 맞는 일이지만,

예외가 이렇게 많아서야...

편집자로서의 작은 불만이다.


이번 글은 띄어쓰기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사실 말하려는 것은 '띄어쓰기'가 아니다.

관련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전상의 띄어쓰기를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편집자가 자주 놓치는 오류 중 하나다.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한 도서를 예로 드는 게 미안하기는 하지만...

위의 사진에 그 오류가 잘 담겼다.


어쩌면,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그 오류를 바로 찾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렇게 집중해서 크게 키워놓고 보면, 잘 보인다.

하지만, 한 권의 책 전체를 놓고 보면 매우 놓치기가 쉬운 오류이다.


답은 왼쪽 페이지 중 '초원에' 다음에 두 번 띈 것이다.


자랑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저런 오류를 잘 잡아내는 편이다.

아니, 잡아낸다기보다 미리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를 잘하는 편이다.

방법은...

한글에서 '컨트롤+F'를 눌러 찾기 기능을 띄우고, 스페이스 두 번 되어 있는 것을

한 번으로 바꾸는 것이다.

보통은 원고에서 두 번 이상 띄어 쓸 이유가 없으므로, 이 방법은 꽤 유용하다.


한글의 '찾기' 기능에서  띄어쓰기가 두 번 되어 있는 부분을 찾는다.



'찾아 바꾸기' 기능으로 띄어쓰기가 두 번 되어 있는 부분을 한 번으로 일괄 수정한다.

 

책 읽을 때 열에 하나는 이런 오류를 꼭 발견한다.

좀 더 꼼꼼히 보지 못한 편집자의 잘못이겠지만...

저자도 원고를 건네기 전 마무리 단계에서 위와 같은 간단한 작업까지 마친 후 건네준다면,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겠다.


물론 이런 오류가 남겨진 채 출간된 책을 받아 든 편집자는 괴롭다.

편집자가 완벽한 사람은 아니다 보니, 오류는 발생하게 되어 있다.

사실 변명이다...

메이저 출판사든, 소규모 출판사든 마찬가지다.

출간 일정에 쫓겨 출간하다 보니 꼭 하나둘 놓치게 된다.

나도 한 사람의 독자이므로, 구매한 책의 오탈자가 기분 좋을 리 없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사람의 일이니 작은 실수는 부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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