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처럼 취급'
나는 저자가 원고를 줄 때 '한글' 파일로 받는 게 좋다.
그런데 저자에게 원고를 받아 열어 봤을 때, 그럭저럭 편집할 게 없을 만큼 멀쩡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다.
...라는 말은 앞서 계속 말하고 있다.
그중에서 반드시 지켜주길 원하는 몇 가지를 이 시리즈로 이야기하는 중이다.
사실, 이번에 말하려는 것은 괴로운 일에 관한 것은 아니다.
한글 프로그램에서 글 외의 각 오브젝트(표, 그림)에 관한 의견이다.
'의견'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일종의 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방법 중 매우 간단한 것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원고를 열었을 때 글자로만 이루어진 원고는 글만 깔끔히 구성해주면 되지만,
다양한 오브젝트가 들어 있는 원고는 난감할 때가 종종 있다.
각 오브젝트가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다 보니 정리하는 것만 해도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문제는 오브젝트의 설정에 있다.
가령, 먼저 일반적인 편집으로 앞부분 글을 정리하다가 뒷부분의 오브젝트가 그 자리에서 글자를 함께 잘 따라 움직이지 않아서 편집한 결과물이 더 엉망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한 것은 각 오브젝트를 '글자처럼 취급'에 체크하지 않아서 발생한다.
간단한 작업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 해두지 않거나, 편집 좀 해서 주겠다고 임의로 설정을 만져서 체크가 풀리고는 한다.
오브젝트를 두 번 클릭하면, 설정 창이 뜨는데, 위치 부분 상단에 있는 '글자처럼 취급'에 체크해주면 간단히 설정할 수 있다.
'글자처럼 취급'에 체크해주면, 오브젝트가 말 그대로 글자처럼 취급이 된다.
글자와 글자 사이에서 글자처럼 움직인다는 말이다.
이렇게 설정해두면, 앞에서 아무리 큰 편집(페이지가 달라질 만한)이 있어도 각 오브젝트는 자유분방하게 돌아다니며, 원고를 엉망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본래 자리를 잘 잡아 함께 잘 움직여준다.
사실, '글자처럼 취급'이 디폴트 설정이다. 원래 저렇게 체크되어 있다.
임의로 편집한다고 바꾸면서 이 설정이 풀려 버리는 것이다.
다시 말하는데, 나름대로 보기 좋게 수정해서 편집자에게 원고를 넘기려는 저자의 마음은 이해하고 감사하다.
하지만 편집자는 오히려 저자가 아무것도 편집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의 원고를 주는 게 가장 좋다.
글자 크기부터, 행간 등 어느 것 하나 수정하지 말고 그냥 깔끔하게 작성해서 보내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