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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포 Apr 04. 2021

좋지 않니, 봄이라서?

- 2018년 3월 20일 버전 (원본 메모 그래도) -

이 글은 내가 10년 넘게 다닌 회사를 퇴사하기 2주 전쯤 출근하는 아침 길에 신이 나서 쓴 글이다. 

작곡만 할 줄 알았다면 아마 곡도 붙였겠지만, 그 정도의 음악적 출중함이 없는지라, 대충 흥얼거리던 음에 가사 같은 느낌이랍시고 끄적여보았다.

지금 이 가사는 나의 추억의 일부이기에 오그라드는 손발을 무릅쓰고, 가끔씩 들여다보며 혼자 웃는다.

당시 팀 아이들에게 해당 가사를 단톡으로 공유했었는데, 큰 호응은 없었다.

떠나는 내 기분과 달리, 남아있는 아이들은 즐겁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혹은 여전히 난 그때도 약간의 사이코틱한 면모가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혹시 누가 이 글을 읽고, 이런 글에도 곡을 붙여주실 수 있다면, 콜 미(CALL ME), 연락 주세요 :)

참고로, 저는 대부분 정상인의 삶을 살고 있는 직장인이니,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2021.04.04.)



좋지 않니, 봄이라서?


남들이 이 노래 제목을 본다면 

흔한 봄날 사랑 얘기쯤 알겠지?

하지만 나는 지금 퇴사하는 길~

진짜 인생의 봄이 시작된 거지

부모님은 다음 직장을 걱정

친구들은 쌓아온 커리어 아깝다 난리~

하지만 진짜 내 고민은,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멀까?

(멀까?)

삼십 년을 넘게, 블록을 쌓는 것 마냥 쌓는 것 만이 목표였던 나~ 

진짜 쌓기만 해온 시간과 경험들이 이제 더 이상 없다면?

회사에는 사장이 있고

가정에는 가장이 있지

하지만 인생에는 사장이 무슨 의미일까?

내 인생에, 그 사장이 고용된 것도 아닌데?

후후후후

그래 이제 그놈을 해고하겠어

내 인생의 사장은 내가 되겠어

그까짓 사장, 나도 한 번 해보자

그것도 내 인생 안에서 말이야~


잡념을 몰아내고, 숨도 크게 내 쉬고 (한 두 번쯤 ^^)

'연금술사' 생각하며 내 삶에도 핑크빛을~^^



옮겨 쓰고 보니, 이게 무슨 말인지 좀 이해가 안 되기도 하네.

10CM의 '아메리카노' 삘로 노래를 지었던 것 같은데~

오래 만에 다시 읽어서 그런지 너무 웃기다.

나 왜 이런 짓을 한 걸까? 

고작 3살 더 어렸을 때도 나는 참 재밌게 살고자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런 사이코 정신이 있어야, 강한 돌아이 멘탈이 있어야지만 한 회사를 10년 이상 다닐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생각한다. 나 그 회사를 참 사랑했구나...

그 뒤 1년 반 다닌 회사를 퇴사할 때는 팀 아이들과 헤어져서 아쉽기는 했지만,

노래를 만들 가사까지는 생각을 못했으니 말이다.

그보다 인수자가 전화 올까 봐 아주 열심히 인수인계서를 상세히 만들어주었던 기억이 난다.

연락받기 싫어서 엄청난 양과 상세한 기술을 작성하는 퇴사자라니....


물론, 그분도 그럼에도 연락이 왔지만 말이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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