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와 통제’에서 ‘자율성 보장’으로

시스텐디비주얼(Systendividual) 시대 ⑦

by 김은유

드라마 ‘킹덤’ 발표 후, 집필작가 김은희는 말했다. "이렇게까지 간섭을 안 해도 되나 했다. 신뢰를 많이 보내주셨다. 쓰고 온 걸 검토하기보다 뭘 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 주신 것 같다. 의견은 안 주고 돈만 주신다." 넷플릭스는 투자를 결정한 후 간섭보다는 자율성을 주었다. 드라마 ‘킹덤’은 넷플릭스가 한국에 빠르게 정착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개인 성공이 시스템 성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개인 능력 발휘가 시스템과 개인 연결의 핵심이다. 시스템은 개인에게 ‘툴’을 제공하여, 개인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판을 깔아주고, 날개를 달아준다. 툴 제공 후에는 ‘관리’와 ‘통제’보다는, 개인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도록 ‘자율성’을 줘야 한다.


이제껏 조직의 주요 역할은 표준방식을 만들고, 이에 맞춰 일하도록 개인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개인 가치관'은 개성 존중, 자아성취 등 개인주의로, '개인 역할'은 로봇과 인공지능이 해내지 못하는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이전에는 ‘관리와 통제’가 중요했다면, 이후로는 ‘자율성 보장’이 중요하다. 자율성이 중요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기계·컴퓨터가 인간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기계는 단순한 반복 노동을, 로봇은 세밀한 반복 노동을, 인공지능(AI)은 표준적인 지식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챗봇이 다양한 분야에서 상담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AI가 변호사 시험, 의사 시험을 합격하는 수준이다. 앞으로 사람은 더 창의적 부분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창의성은 틀에 맞춰 관리하고 통제하기보다는 자율성을 줄 때 확장된다.





두 번째 이유는 다양성 확보를 위해서다. 현재는 VUCA시대(Volatile Uncertain Complex Ambiguous)다. 즉, 변동적이고 불확실하고 복잡하고 모호한 환경에 놓여있다.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모르는 상황이므로 개인에게 자율성을 주어, 다양한 경험, 지식을 확보하여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서던캘리포니아대 심리학자 에릭 아니시치는 ‘권위와 서열이 재난 가능성을 높일 것인가, 줄일 것인가’에 대해 등반가를 대상으로 연구하였다. 3만 명이 넘는 등반가를 조사한 결과, 권위와 서열이 강한 팀이 사망할 가능성이 높았다. 고난도 등반 시 환경이 급격히 변하면, 팀원들이 자유롭게 생각을 표출하여 복합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생존 가능성이 높았다. 서열이 강하여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지 못하면 사망 위험이 높아졌다.1)


구글은 다양성이 혁신을 위한 중요한 부분임을 인식하고, 조직 내 다양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다. 성별, 인종, 인지적 다양성 등을 위해 2017년 ‘최고 다양성 책임자(Chief Divetsity Officer)’라는 포지션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실제로 혁신에 관한 ‘천재’와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범재’의 비교연구에 따르면, 천재는 18%, 네트워크를 활용한 범재는 99.9% 혁신을 해냈다고 한다.2)






세 번째는 높은 성과창출을 위해서다. 최근 승승가도를 달리는 기업들은 자율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넷플릭스 창업주이자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규칙 없음’이 그들의 규칙이며, ‘자유와 책임 문화’가 성공비결이라고 하였다. BTS가 세계적인 팬덤을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도 ‘자율성’을 꼽는다. 이전 아이돌과는 달리, BTS는 유튜브에 연습장면, 일상생활 등 자유로운 모습을 올렸고, 소속사는 멤버들 스스로 작사, 프로듀싱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위임하였다.3)


자율성은 개인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높은 성과를 내도록 돕는다. 토마토 가공업체 ‘모닝스타’는 세계 토마토 제품의 약 10%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자율 경영의 사례다. 모닝스타는 승진, 상사, 직무기술서가 없다. 스스로 목표와 계획을 밝히고 다른 동료와 ‘업무 계약 협상’으로 업무와 책임을 정한다. 이러한 자율성은 단순작업에서도 동기부여를 하고 효율성 개선을 이뤄냈다.


모닝스타의 임시직 직원 '그린'은 원통 기계에 토마토를 넣어 껍질을 벗기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그린은 기계 세팅을 바꾸면 토마토 손실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단순한 업무지만 자율성이 주어졌고, 그린은 이 내용을 자신 업무에 포함시켜 동료들의 지지를 얻었다. 여러 세팅을 실험한 결과, 효율성이 25% 증가하는 방식을 찾아내었다. 회사는 모든 기계를 새로운 세팅방식으로 바꾸었고, 그린은 정직원이 되었다.4)





‘자율성’은 권한을 주고, 일의 시작과 끝(end-to-end)을 맡기는 것이다. 개인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시스템은 환경을 만들고 프로세스를 운영해야 한다. 스스로 유튜버가 콘텐츠를 제작하듯, 애자일 조직이 기획-실행하듯, 넷플릭스가 돈을 주고 간섭하기보다는 돕는 데에 힘을 쓰듯, 개인이 자유롭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할 때 ‘시스템과 개인’ 모두 성장한다.






1) 구성원 존중이 집단지성 꽃 피운다. ‘최고의 자기 모습’을 발견하게 하라/DBR 364호(2023.3)/박정열 참고

2) 지속가능성-퀀텀점프 비결은 ‘다양성’, 느슨한 결속과 단순한 규칙이 핵심/DBR 364호(2023.3)/이재형 참고

3) 자율성, 안정감, 역할중심 리더십... BTS는 밀레니얼 세대의 새로운 경영 교과서/DBR 246호/길태민 참고

4) 모닝스타 홈페이지(www.morningstarco.com), 구성원 존중이 집단지성 꽃 피운다. ‘최고의 자기 모습’을 발견하게 하라/DBR 364호/박정열, 승진이 신분 상승인 시대 지나 ‘새로운 역할 부여’로 재정의돼야/DBR 234호/장은지 참고


시스텐디비주얼 2단계 : 자율성과 독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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