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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정수: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책과 도시가 만나는 지점에서

by 김이름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은 전주시의 중심에 자리한, 말 그대로 '심' 같은 도서관이다. 이곳은 전면과 후면 어디로든 밝은 통유리 사이를 지나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 바로 통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었다. 그래서인지 환대를 받으며 입장하는 느낌이 들었다. 오전에 독서대전, 한옥마을 도서관, 책기둥 도서관, 연화정 도서관을 들렀기에 지칠대로 지친 나는 1층 카페에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드디어 가방을 내려놓았다.


딱 평소에 도서관이라면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풍겼기에 내 지역의 도서관을 방문한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백팩을 풀어 노트북을 꺼내 커피를 마시며 잠시동안 할 일을 하였다. 카페와 도서관의 경계가 모호하여 카페 공간에 있지만서도 도서관에 앉아 일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2층에 올라가자 더더욱 도서관에 정수를 보이는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 자유롭게 펼쳐진 좌석과 도서관이라면 있을 법한 공유 테이블 등 다양한 좌석과 책 터널이 뻗어있었다. 언젠가 이곳에 다시 방문한다면 하루를 통째로 써서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가 전주의 마지막 방문 도서관이었기에 책을 한 권 골라서 자리로 돌아왔다.


KakaoTalk_20251026_175626008.jpg 한 권 읽고나온 책


여기서 뽑아 골라 읽은 책 내용에 지옥같은 경의중앙선에 대한 소설을 재밌게 읽었다. 그 다음에는 숙소로 돌아가 캐리어를 받고 전주역으로 이동하는 시간을 어림잡고 눈을 감았다. 혹시나 잠들까하여 손목 시계로 진동알람을 맞추었고 아니나 다를까 잠시 기절을 했다가 손목 진동에 눈을 떴다. 이제까지의 도서관은 여행의 느낌을 받았지만 여기선 일상과 같았기에 깜빡 잠이 든 듯했다.


계획에 맞추어 짐을 싸고 책을 도로 자리에 갖다둔 후에 도서관을 나섰다. 그냥 평범한 일상을 느끼게 해준 도서관. 아무런 수식어가 필요도 없이 그저 일상과 같은 도서관. 하지만 이제 그 일상같던 도서관을 떠나 진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내가 살던 지역으로 돌아가서도 열심히 도서관에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전주에 다시 살아보겠다는 다짐을 하며 숙소로 가는 시내버스에 올라탔다.


KakaoTalk_20251026_175626008_08.jpg 버스 정류장 가는 길에 보이는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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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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